2021년 7월 대한상의 설문조사‘···복합쇼핑몰 문 닫으면 전통시장 간다’ 답변 12.6%불과
폭염 및 미세먼지 피하기 위한 시민들 안식처로 안착···지난해엔 의무휴업 도입 추진이 뜨거운 감자로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복합쇼핑몰이 대선판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광주에 복합쇼핑몰이 없다는 점을 짚어 야당에 토론을 요구하고 나서면서부터다. 실제로 광주엔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롯데마트 등 백화점이나 마트는 있지만 스타필드, 롯데몰과 같은 복합쇼핑몰은 없다. 복합쇼핑몰이 없는 도시야 광주뿐이 아니지만 광주가 호남권을 대표하는 대도시이기에 있을 법도 했다는 생각들은 한 것 같다.

복합쇼핑몰과 관련한 논란이 유독 광주에서만 불거졌던 것은 아니다. 사실 정작 이용하는 시민들은 딱히 불만이 없는데 정치권이 ‘골목상권 침해’라는 키워드와 함께 복합쇼핑몰을 도마 위에 올렸다. 특히, 현 정부 들어서 복합쇼핑몰은 의무 휴업이라는 변수를 맞이했다. 지난해 여당은 2017년 대선공약대로 복합쇼핑몰을 한 달에 두 번 강제로 쉬게 하는 법안을 추진하려 한 바 있다.

복합쇼핑몰은 스타필드, 롯데몰 등 쇼핑과 문화, 식사, 영화 등을 한 번에 즐길 수 있게 하는 공간으로 한국 소비자들에겐 하나의 ‘야외활동 같은 실내 활동’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특히 날씨 영향을 피할 수 있어 시민들의 여가 필수코스가 돼가고 있다. 여름엔 더워서 가고 겨울엔 추워서들 간다. 가을이나 봄에는 미세먼지 많은 날을 피해 아이들과 함께 쇼핑몰을 찾는 사람들이 주말마다 넘쳐난다. 유모차를 끌고 나들이 하고 싶은 부부들에겐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복합쇼핑몰이 하나의 육아 탈출구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지난해 7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제도 도입으로 쇼핑몰을 이용 못하게 되면 전통시장 및 골목시장을 이용할 것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12,6%에 불과했다.

사실 굳이 설문조사까지 하지 않더라도 한 번이라도 복합쇼핑몰을 가본 사람이라면 복합쇼핑몰을 규제한다고 전통시장을 찾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복합쇼핑몰에서 취급하는 최신유행의 패션 및 생활용품 브랜드들과 전통시장에서 취급하는 상품들은 서로 겹치는 부분이 적다. 그나마 전통시장과 성격이 비슷한 대형마트 의무휴일조차도 전통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됐는지 여부를 놓고 잡음이 끊이질 않는데, 하물며 취급하는 품목들도 다른 복합쇼핑몰은 어떨까. 복합쇼핑몰의 맞상대는 차라리 백화점이나 공원 등 야외공간이지 전통시장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어쨌든 이번 대선판에 복합쇼핑몰이 다시 화두로 떠오르면서 여야 모두 복합쇼핑몰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는 듯하다. 야당은 복합쇼핑몰을 화두로 꺼냈고, 여당은 복합쇼핑몰을 반대한 적 없다고 했다.

그러나 복합쇼핑몰 문제는 대선 때 시선 및 표 끌기 주제로 끝낼 것이 아니다. 만약 스타필드와 롯데몰이 골목상권에 실질적으로 큰 피해를 입히고 시민들이 별로 원하지 않으면 당연히 무작정 추진해선 안 된다고 본다.

그런 것이 아니라면 정치권은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및 건립 등과 관련해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주길 기대한다. 시민들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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