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집행부 선출에 정비계획안 수정 보완
잠실주공5 정상화 물꼬 트며 멈춰섰던 대장주 속도내기 위한 채비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잠실주공5단지와 함께 강남 재건축 대장주 쌍두마차로 거론되는 은마아파트도 재건축 정상화를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최근 잠실5단지가 7년 만에 세대수, 용적률, 층수 등 재건축 사업의 밑그림을 담은 정비계획안이 확정된 데 이어, 은마아파트도 집행부에 변화를 주고 정비계획안 수정 보완까지 하는 등 잰걸음을 보이는 것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는 오는 28일 주민총회를 열고 재건축 추진위원장, 부위원장, 감사, 추진위원을 선출한다. 지난해 9월 추진위원장을 해임한 지 5개월여 만이다. 주최 측은 공정하고 원활한 투표를 위해 강남구청에 공공변호사 입회를 요청했고 최근 이 같은 요청이 받아들여졌다. 또한 한 후보는 이달 중순 정순균 강남구청장과 만나 은마 추진위 측 내부 문제만 해결되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등 분위기는 더욱 가열되고 있다.
내부 정비 뿐 아니라 재건축 계획안 재정비도 마쳤다. 은마아파트는 이미 정비계획안이 입안됐지만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이미 재건축을 추진한 지 19년이 넘도록 조합설립도 못했다. 이에 추진위는 강남구청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검토사항을 반영해 정비계획안을 보완하고 최근 정비구역 지정조치 계획을 제출했다. 기존에는 임대주택이 전용 45㎡와 59㎡로 계획돼 있었는데 이를 전용 84㎡ 규모의 국민평형으로 건설하는 점과 단지 내에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섞어 공급하는 소셜믹스를 추진하는 방안 등을 담았다. 이전에는 전체 임대주택을 2개동에 몰아서 공급할 방침이던 단지배치를 시의 요구에 맞게 변경한 것이다. 강남구청은 이를 서울시에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 상정을 요청한 상태다.
잠실5단지의 심의통과로 은마아파트뿐만 아니라 서울 지역별 재건축 대장주라 불리는 단지들도 들썩이는 모습이다. 잠실5단지와 같은 한강변인 영등포구 여의도와 강남구 압구정동 등은 잠실5단지의 심의통과안을 선례 삼아 종상향을 통해 용적율 확보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잠실5단지의 잠실역 인접 용지는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가 상향되면서 최고 50층 높이의 건물이 지어지는데 이에 따라 기존 3930가구에서 6815가구의 대단지를 짓는 게 가능해졌다. 조합으로선 일반분양 물량이 대폭 늘어나게 됐으니 분양수익이 늘어 조합원들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한강변 재건축 추진들의 사업성이 대폭 개선된다.
이밖에 대선 후보들이 종상향 등의 재건축 활성화 공약을 내놓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데 한 몫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종주거지역을 통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종상향을 통해 각각 최고 500%의 용적률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잠실5단지가 재건축 시장의 정상화에 물꼬를 튼 것으로 평가한다. 그동안 안전진단강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 분양가상한제로 눌려있던 것에서 서서히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한껏 높아진 가격과 대출제한은 여전히 거래건수를 크게 제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는 그간 신축에 눌려있던 재건축이 시장을 이끌 것”이라며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지겠지만 거래량이 대폭 늘어나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