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재택치료 환자 23만명 넘어···16만명은 ‘셀프관리’
현장 곳곳서 혼선 계속···비대면 진료 플랫폼 해결사 자처
자가검사키트는 배송 금지···“서비스 허용 범위 확대해야”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재택치료 환자가 20만명을 훌쩍 넘기면서 정부의 재택치료 체계에 혼선이 계속되자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이 자체 지원에 나섰다. 일반관리군 환자들에 대한 의료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현재 플랫폼의 자가검사키트 배송이 금지돼 있는 만큼, 플랫폼의 서비스 허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일 연속 5만명대를 기록하면서 재택치료 환자 수는 23만208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집중 관리대상인 고위험군 환자를 제외하면 16만명 정도가 현재 셀프 관리를 하고 있다. 건강 상태가 악화하면 스스로 병·의원에 연락해 비대면 진료를 받는 방식이다.
재택치료 환자 수가 폭증하면서 보건당국은 24시간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와 보건소 등 인력을 보강했지만, 곳곳에선 여전히 혼선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기존 대응 체계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가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미 비대면 진료 및 모니터링을 위한 시스템과 약품 배송 체계를 갖춘 만큼 현재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당초 정부의 공식 협력 제안을 기대했지만, 진전이 없자 우선 재택치료 지원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플랫폼이 자발적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전폭 지원하겠다는 플랫폼이 줄을 잇고 있다.
국내 이용자 수 1위의 원격의료 플랫폼 닥터나우는 이날 일반관리군 재택치료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증상 관련 진료비와 약 비용, 약 배송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해 무기한 무료로 제공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닥터나우 앱에 등록된 400여개의 제휴 병·의원을 통해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솔닥도 고열, 기침, 인후통 등 확진자들이 겪을 수 있는 증상에 대한 맞춤형 진료·처방, 약품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톡 기반 플랫폼인 솔닥은 따로 앱을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카카오톡 채팅과 영상통화 기능을 활용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올라케어와 굿닥도 지원 계획을 밝히고 서비스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 지역의 보건소에서도 현재 플랫폼들과의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의 공식 협력은 사실상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내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인 현재 한시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만큼 기존에 명확한 체계가 없다. 결국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과 공식 협력을 위해선 새로운 체계를 확립해야 하는데, 이를 논의할 물리적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에서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플랫폼과의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매뉴얼 구축을 위해 구체적인 논의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민간 플랫폼의 지원으로 당국이 의료 부담을 더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플랫폼의 적극적 참여에도 한계는 여전히 남아 있다. 현행법상 자가검사키트, 일반 해열제 등 처방 약 이외의 배송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현행 약사법은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의 의약품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택치료 환자들은 비대면 진료를 통해 처방받은 약만 배송 받을 수 있다.
최근 정부의 재택치료환자 관리 방침이 바뀌면서, 현재 일반관리군에는 자가검사키트와 해열제 등 코로나19 재택치료 키트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지난 13일부터 자가검사키트의 온라인 판매가 금지되면서 재택치료 환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재택치료 환자나 자가격리자들에게 자가검사키트는 필수적인데, 현재 서비스로는 배송할 방법이 없다”며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하려면 지금처럼 국가 재난 상황에서만큼은 배송을 일부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