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데이터센터·구독·메타버스 사업 강한 의지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SK텔레콤이 올해를 ‘2.0 시대’ 원년으로 삼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기술 기업과 개발자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대신해 온라인으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투자자 설명회)’에서 “분할 이후 M&A를 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인공지능(AI)·디지털 서비스 컴퍼니로의 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이어 올해를 ‘SKT 2.0 시대’의 원년이자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해로 삼는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M&A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유 대표는 “M&A 방향은 크게 3가지다. 첫째는 AI, 메타버스 등 기술 관련 회사들을 인수하는 것이다. 또 최근 시장에서 개발자 확보가 어려운데, 개발자를 팀 단위로 확보하기 위해 인수하는 방식의 M&A도 추진할 것”이라며 “마지막으로 SK텔레콤의 서비스가 일정 수준까지 올라오면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글로벌 M&A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능하면 M&A를 통해 자회사를 상장하는 모델보다 기존 사업과 합체된 형태로 가는 것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또 SK텔레콤은 유무선 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아이버스(AIVERSE·AI와 Universe의 합성어),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등 5대 사업군을 중심으로 성장을 가속화하며 기업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유 대표는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아이버스 사업은 유무선 통신 사업의 기업가치 산정방식과 완전히 다른 가치 산정 방식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어떤 신규 사업의 성과가 있더라도 전체 통신 사업 가치 산정방식에 묻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에, 사업군을 5개로 나눠 개별로 성장하고 시장과 커뮤니케이션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무선 통신을 하나의 사업군으로 보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거버넌스(지배구조)를 재편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원바디 체제이고, 그에 따라 시너지가 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합병과 같은 거버넌스 재편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5대 사업군 중 유무선 통신을 제외한 4대 사업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 ▲광고 ▲데이터센터 ▲구독 ▲메타버스 등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유 대표는 “SK텔레콤은 사실 구독사업을 잘하는 회사다. 고객 MAU를 감안했을 때 광고 사업에 대한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며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공동 광고 플랫폼을 만들어 광고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고부가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며 “당분간은 국내 오가닉 성장 방식에 주력하겠지만 글로벌 성장 방식까지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구독 사업은 5개월이 지났는데 굉장히 많은 고객에 호평을 받고 있고 인지도를 확보했다”며 “올해 아마존글로벌스토어 상품 확대뿐만 아니라 상품 편의성을 강화해 구독의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메타버스는 적어도 국내에서는 우리가 두 번째로 빠르게 시장을 선점한 회사라고 생각한다”며 “가장 빠르게 기존 전략을 확대하고 지식재산권(IP)와 같은 새로운 리소스를 접목해 다른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SK텔레콤은 현재 전체 매출의 18%를 차지하는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아이버스 등 성장사업의 매출 비중을 오는 2025년까지 36%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핵심 사업인 유무선 통신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아이버스 등 미래 사업에서 성장을 추구하고자 한다”며 “기존 사업의 이분법적 구분을 극복하기 위해 별도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인력과 리소스를 3대 경영 요소, 고객 서비스 기준에 최적으로 배분할 것이다. 2025년 매출 목표는 23조원이며,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아이버스 등 사업 매출 비중을 지난해 18%에서 36%로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SK텔레콤은 오는 2025년까지 5G 가입자 순증 규모가 80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기준 SK텔레콤은 5G 가입자 1000만명을 확보한 상태다.
한편 유 대표는 이날 5G 주파수 추가할당과 관련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우리가 주파수 할당 전체를 예정보다 빨리하자는 입장은 아니다. 그러나 국민 편의와 공정성 두 가지 관점에서 주파수는 20㎒만 할당하기보다는 20㎒씩 총 3개 주파수를 동시 할당해 공정성을 확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