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제이엘에스·교보증권·에이스침대 등 차등배당 결의
주주가치 제고 긍정적 평가···활용 상장사 확대 전망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배당 결의에 나서는 상장사들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차등배당을 결정한 사례들도 다수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 대부분은 과거부터 차등배당은 해온 상장사들로 소액주주들의 주주가치 제고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현금·현물배당결정’ 공시를 통해 차등배당을 결의한 상장사는 이날까지 총 5곳이다. 아직 결산 배당 공시를 내지 않은 상장사들이 많이 남은 데다 최근 3년 동안 차등배당에 나선 기업들의 수가 꾸준히 25곳을 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차등배당을 결의하는 상장사는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차등배당은 최대주주가 소액주주에 비해 낮은 배당률을 받는 배당 정책이다. 주주평등주의 원칙이 적용되는 국내 시장에서는 특수한 배당 형태로 주로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이뤄진다. 이밖에 배당소득세와 종합소득세 부담으로 인한 최대주주의 저배당 선호, 기업의 실적이 적정 수준에 미치지 못했을 때도 차등배당을 결정하는 경우가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표=정승아 디자이너.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표=정승아 디자이너.

현재까지 나온 차등배당 결의 사례를 살펴보면 다수가 과거에도 차등배당을 한 상장사들이었다. 교육업체 정상제이엘에스는 전날 일반 주주에게는 주당 530원을, 최대주주에게는 주당 400원을 차등배당하는 공시를 냈다. 정상제이엘에스는 2013년부터 차등배당을 실시해오고 있는 상장사다. 

원자력 발전업체인 일진파워와 가구업체인 에이스침대, 증권사인 교보증권 역시 차등배당 이력을 이어가고 있다. 일진파워는 2008년부터 차등배당을 실시한 가운데 올해는 일반 주주에게 330원을 대주주에겐 300원의 배당을 결의했다. 에이스침대는 2018년부터 차등 배당을 실시해 왔는데 올해에도 차등배당 공시를 냈다. 지난해 처음으로 차등배당을 시작한 교보증권은 2년 연속 차등배당에 나서게 됐다.

차등배당은 일반주주들에게 더 많은 배당을 한다는 점에서 소액주주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정상제이엘에스의 경우 올해 배당총액은 71억9569억원인데, 이를 배당 주식수(총 발행주식수에서 배당 않는 자기주식 제외)로 균등하게 나누면 주당 481.6원이 된다. 일반 주주 입장에선 차등배당을 통해 50원 가량 더 많은 배당금을 받게된 것이다. 

특히 이로 인해 정상제이엘에스의 시가배당률(주가 대비 주당 배당금 비율)이 전년 수준을 넘어서게 됐다. 정상제이엘에스의 지난해 결산 배당 기준 시가배당률은 6.67%로 전년 6.39% 보다 소폭 증가했다. 정상제이엘에스의 지난해 말 주가가 2020년 말 대비 17%가량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배당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가배당률을 중요한 지표로 여기는 배당주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번 차등배당 결정이 긍정적일 수 있는 셈이다.

교보증권의 경우 올해 일반 주주들에게 주당 500원, 최대주주에게는 주당 100원을 배당하는 차등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 일반 주주에게 450원, 최대주주에게 300원을 배당한 것에서 더 많이 일반 주주에게 배당을 몰아줬다. 이로 인해 시가배당률은 5.71%로 전년 5.74% 수준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기록한 최대 실적 대비 아쉽다는 평가도 있지만 최대주주 배당 축소분을 성장 재원으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론 긍정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주주가치 제고가 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차등배당 사례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차등배당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만큼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책으로 상장사들이 선택할 유인이 있다”며 “특히 성장 산업에 속한 상장사들의 경우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배당을 줄이는 경향이 있는데, 차등배당으로 ‘윈윈’(Win-Win)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하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