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1545억원으로 전년比 43.2% 줄어
스핀엑스·블록체인 게임으로 글로벌 영향력 확대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넷마블이 올해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를 앞세워 반등에 나선다. 게임업계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블록체인 게임과 자회사 스핀엑스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넷마블에프앤씨를 필두로 메타버스 사업도 전개한다.
9일 넷마블은 지난해 매출 2조5059억원, 영업이익 154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0.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3.2%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751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75억원으로 30.3%줄었다. 재택근무 장기화로 신작 개발이 지연되면서 코로나19 특수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넷마블이 출시한 모바일 게임은 ‘제2의 나라’와 ‘마블 퓨처 레볼루션’ 단 2종에 그쳤다.
상위 매출 비중을 보면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가 12%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출시한 제2의 나라는 9%로 두 번째로 높았으나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3%에 그치면서 장기 흥행에 실패했다.
지난 4분기 스핀엑스게임즈 실적이 온기 반영되면서 해외 매출은 587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북미가 43%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22%), 유럽(11%), 동남아(10%), 일본(9%) 순을 나타냈다.
영업비용이 전년동기 대비 28.1% 증가한 6938억으로 집계된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넷마블에 따르면 지급수수료, 인건비, 마케팅비, 기타비용 모두 증가했다. 특히, 기타비용은 스핀엑스게임즈 및 루디아 인수와 관련해 운영비 지급 등으로 59.5% 증가한 1123억원을 기록했다.
◇ 경영진 개편·스핀엑스 인수···글로벌 역량 확대
올해 넷마블은 블록체인 게임을 앞세워 글로벌 공략을 확대할 계획이다. 넷마블 해외매출 비중은 지난 2015년 28%에서 지난해 73%까지 올라섰다. 넷마블은 올해 해외매출 비중을 80%로 높인다.
해외사업은 이승원 사장이 이끈다. 최근 넷마블은 경영진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이 사장을 글로벌 총괄로 임명했다. 해외매출 비중 확대 및 잇따른 해외 개발사 인수로 현장을 이끌 지휘관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2조5000억원 규모의 스핀엑스 인수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괄은 스핀엑스, 잼시티, 카밤 등 해외 자회사 경영에도 참여한다.
특히, 넷마블은 스핀엑스를 통해 북미시장의 영향력을 높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스핀엑스는 모바일 소셜카지노 3위 업체로, 매출의 70%가 북미시장에서 나온다. 소셜카지노 업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020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한 4970억원을 달성했다. 소셜카지노 게임 시장은 2021년 62억달러(7조3000억원)에서 2026년 83억달러(9조8000억)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기욱 넷마블 CFO는 이날 열린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스핀엑스게임즈 인수로 결과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마케팅비는 다소 증가하겠지만 인건비와 지급수수료 비중이 낮아짐에 따라 전체적인 수익 구조가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블록체인 게임 일정 공개···자체 코인 3월 중 상장
오는 3월 넷마블은 ‘A3: 스틸얼라이브(글로벌)’를 시작으로 블록체인 경쟁에 가세한다. 지난달 넷마블은 4년 만에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를 열고 2년 동안 20여 종의 신작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넷마블이 개발 중인 라인업은 자체 개발한 IP를 포함해 왕좌의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아스날 연대기 등 전세계적으로 흥행한 IP를 활용한 신작이다.
이 중 70% 이상을 블록체인 게임으로 선보인다. 넷마블은 “골든브로스와 제2의 나라(글로벌)를 상반기에 출시하고 하반기에 챔피언스: 어센션, 몬스터 길들이기 아레나,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 등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넷마블에프앤씨는 블록체인 게임을 탑재할 블록체인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다. 플랫폼에 다른 개발사 블록체인 게임도 합류한다. 넷마블은 넷마블과 컴투스홀딩스와 함께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넷마블이 그리는 블록체인 플랫폼은 게임뿐 아니라 메타휴먼, 웹툰, 웹소설, 커머스 등 콘텐츠들을 결합하는 모델이다. 이를 위해 플랫폼 개발부터 코인도 발행도 추진한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기축통화는 오는 3월에 발행할 계획”이라며 “먼저 탈중앙화 거래소를 통해 교환 가능한 형태가 될 것이며, 멀지 않은 시간 내에 중앙화 거래소에도 상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메타버스 내 생태계 구축···게임과 엔터 융합
넷마블의 올해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메타버스다. 넷마블에프앤씨 메타휴먼을 통해 엔터사업 확장에 나선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지난해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메타휴먼사업을 본격화했다.
현재까지 공개된 넷마블 메타휴먼은 제나, 리나, 시우 등으로 데뷔를 앞두고 있다. 넷마블은 메타휴먼을 게임과도 접목한다. 실제 출시를 앞둔 오버프라임 및 그랜드크로스에 제나가 캐릭터로 등장할 계획이다. 메타휴먼은 추가될 예정이며 음반, 게임, 연기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나간다.
권 대표는 “최근 캐릭터 밸런스를 확인하기 위해 오버프라임 CBT(클로즈베타테스트)를 진행했다”며 “테스트 결과 긍정적인 피드백이 나왔다. 추가 테스트를 통해 보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버스에 경제를 결합한 ‘메타노믹스’도 선보인다. 그 시작으로 부동산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NFT게임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를 출시한다. 이용자는 아바타를 통해 실제 도시 기반의 메타월드를 탐험하면서 NFT화된 부지를 매입해 건물을 올리고 거래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자산을 얻을 수 있다. 가상화폐를 통해 거래가 가능하며 현금화도 가능하도록 구상하고 있다.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의 확장 가능성도 언급했다. 권 대표는 “초기에는 부동산에 투자하고 그 땅 위에 건물을 짓는다는 설정으로 시작한다”면서 “향후 가상공간에서 확대될 콘텐츠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