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 1위 한샘, 영업이익·주가 모두 하락세
인프라 갖춘 디지털 전환 본격화···롯데쇼핑과의 시너지도 주목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새 수장을 맞은 한샘이 디지털 전환, 롯데쇼핑과의 시너지로 부진한 실적을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샘은 그간 구축한 디지털 인프라를 구체화하고 자사 온라인몰 한샘몰을 통해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해 업계 변화를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샘은 최근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 등 이중고를 겪고 있어 한샘의 구상이 통할지 주목된다.
9일 한샘은 올해 디지털 전환 전략을 구체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간 디지털 인프라 기반을 다지는데 집중했다면 이를 확장해 고객 중심의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가구업계 1위로서 업계 변화를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김진태 한샘 대표집행임원은 최근 임직원 타운홀 미팅에서 “고객 측면에서 온라인 디지털 인프라를 더욱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며 “고객이 직접 정보 탐색을 하면서 설계와 견적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등 고객이 보다 자기 주도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샘이 디지털 전환을 강조한 것은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샘의 디지털 전환은 그간 한샘이 선보였던 디지털 설계 프로그램인 홈플래너2.0, VR과 같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차별화된 쇼핑 경험, 3D 상담설계를 통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 등이다.
이와 함께 한샘은 올해도 리모델링 전반의 과정들을 디지털화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지속 선보일 계획이다. 한샘은 홈 인테리어 정보를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디지털 체험형 매장을 확대해 나가는 작업도 구상하고 있다.
특히 한샘을 인수한 IMM PE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으로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올해 한샘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예정이다. 한샘은 국내 1위 인테리어·가구업체지만 아직 온라인에서는 영역이 뚜렷하지 않다. 이로써 IMM PE는 한샘의 리모델링·인테리어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온라인에 그대로 옮겨 한샘몰 경쟁력을 극대화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IMM PE는 한샘 IT 시스템 개선을 위해 CDTO(최고디지털전환책임자)도 영입할 방침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샘의 전략이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샘은 2020년 매출액 2조원을 돌파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3분기부터 상승세가 둔화됐다. 지난해 한샘은 연결기준 매출은 2조2314억원, 영업이익은 681억원을 기록했고, 특히 4분기에는 적자 전환했다.
한샘 관계자는 “주택매매거래량이 감소했음에도 패키지 공간 설계와 부분별 리모델링 패키지 강화로 성장했지만 원자재 값, 물류비 상승 등으로 손익 규모가 축소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한샘의 주가도 내리막을 걷고 있다. 한샘 주가는 9일 기준 7만73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IMM PE가 한샘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한샘의 주가가 14만6500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47%가량 하락한 규모다.
결국 한샘은 오는 10일부터 5월10일까지 3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23일부터 지난 1월17일까지 300억원 규모 1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진행한지 2개월 만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지난해 11월 나온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이다. 앞서 IMM PE는 한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 등 7명의 지분 인수를 앞두고 연간 배당 비율 상향조정 등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문제는 이같은 한샘의 전략이 통할지다. 업계에서는 한샘과 롯데쇼핑간의 협업을 우려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한샘의 전략적 투자자로 롯데마트·맥스(창고형 할인점)·하이마트 등에 한샘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쇼핑은 하이마트 체험형 매장인 메가스토어에 한샘 리빙 제품을 함께 전시해 놓는 구상도 펴고 있다. 롯데쇼핑은 현재 가구와 가전 사업간 협력을 구상한 업체는 롯데가 유일해 한샘과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롯데쇼핑이 구상하는 의왕 리빙전문관에서도 한샘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다만 롯데쇼핑의 실적이 5년째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고, 롯데쇼핑 계열사에 한샘 상품을 들이는 것을 제외하면 상호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구상이 뚜렷하게 없다. 무엇보다 한샘이 한샘몰에서 익일배송을 시작했지만 롯데쇼핑의 롯데온은 출범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 한샘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즉 롯데쇼핑과 한샘의 시너지 효과가 없다면, 양사의 실적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세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IMM PE가 한샘을 인수하면서 특별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지난 4분기 적자전환했다. 일회성 요인을 제거해도 영업이익률은 4.1% 수준이라 최근 7개분기 영업이익률 평균치 대비 낮은 수준”이라며 “현재 한샘의 인테리어 시장점유율은 6%대고, 성장이 지속되고 있지만 매년 1분기 인테리어 환경이 둔화되고 있어 상반기 중 최대주주의 전략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