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케뱅, 적금 상품 최고금리 2.5~2.6%
5대 시중은행 적금 최고금리 2.64~4.5%···인뱅 대비 전반적으로 높아
인터넷銀, 수신상품 금리 경쟁력 약화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그간 파격적인 금리 조건으로 금융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던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적금 상품이 최근 들어 금리 경쟁력에서 시중은행에 밀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신금리를 따라잡은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시중은행의 적금 금리가 인터넷은행을 넘어서면서다.
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적금 상품은 우대금리를 포함한 최고금리가 2.5~2.6%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요 적금 상품의 최고금리는 적게는 2.64%에서 많게는 4.5%를 기록하며 인터넷전문은행 대비 금리 경쟁력이 최대 2%포인트가량 더 높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8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자유적금’ 금리는 3년 만기 최고금리가 연 2.3%에서 2.6%로 상승했다. 케이뱅크의 ‘주거래우대 자유적금’은 36개월 기준 2.5%의 최고금리를 제공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2월 예·적금 금리를 최대 0.6%포인트 인상했으나 주거래우대 자유적금의 금리는 최대 0.45% 인상에 그쳤다.
신한은행의 경우 ‘새희망적금’이 만기 36개월 기준 최대 4.5%의 금리를 제공한다. ‘안녕, 반가워 적금’은 12개월 만기 기준 4.4%의 최고금리를 적용하고 있으며, ‘알.쏠 적금’은 36개월 만기 기준 3.0%의 금리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KB반려행복적금’의 최고금리가 36개월 만기 기준 3.35%로 국민은행의 적금 상품 중 제공 금리가 가장 높았다. 그 외 ‘KB Smart★폰적금’ 상품의 경우 3년 만기 기준 최고금리가 2.75%로 인터넷전문은행보다 높은 금리 수준을 나타냈다.
우리은행의 ‘스무살 우리 적금’은 3년 만기 기준 2.8% 금리를 제공하며, 하나은행의 ‘하나원큐적금’은 1년 만기임에도 불구하고 최고금리가 2.85% 수준으로 높았다. NH농협은행의 ‘e-금리우대적금’은 36개월 만기 최고금리가 2.64%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적금 상품의 최고 금리가 각각 2.6%, 2.5%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5대 시중은행 모두 주요 적금 상품의 금리가 인터넷전문은행 대비 높은 셈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신금리는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금리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이후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예·적금 금리를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신상품 경쟁력이 떨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시중은행에 비해 대출 규모가 영세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면서 수신상품의 경쟁력을 강화할 여력이 떨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지난해 5~6%대에서 올해 4~5%대로 낮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수신금리를 높였다가는 역마진이 발생할 우려가 큰 까닭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나 시중은행 모두 가계대출 규제를 적용받지만 시중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들에 비해 대출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에 수신금리 인상 여력이 있는 반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며 “가계대출 규제로 신규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기 어려운 데다 여신 규모도 적은 상황에서 수신상품의 금리를 더 올리면 이자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수신금리를 더 인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