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이랜드의 캐시카우 뉴발란스, 아웃도어 론칭해 경쟁력 강화
국내 넘어 중국에서도 인기···뉴발란스, 1조원 나이키 바짝 뒤쫓을 듯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가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 합성어) 열풍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번진 스니커테크로 뉴발란스는 나이키·아디다스와 함께 3강 체제까지 구축한 상태다. 뉴발란스는 운동화를 넘어 아웃도어까지 라인업을 강화한 가운데 1위인 나이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뉴발란스는 2008년 이랜드월드가 미국 본사와 국내 독점 계약을 맺으며 판매를 시작했다. 뉴발란스는 2008년 당시 연매출 250억원에 불과했으나 2010년도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고, 2011년 3000억원, 2020년 5000억원을 돌파했다. 아직 뉴발란스의 지난해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7000억원 달성에 성공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뉴발란스 본사에서 신발을 수입·판매하는 것은 물론 국내에서 기획·제조하는 신발·의류를 판매하며 꾸준히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이랜드월드는 최근 뉴발란스 아웃도어를 출시해 의류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또 명품 브랜드 미우미우와 뉴발란스 협업을 통해 미우미우 운동화에 뉴발란스 로고를 함께 새긴 뉴발란스X미우미우 콜라보 스니커즈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는 리바이스, 말본골프 등과 협업해 뉴발란스 콜라보 운동화를 출시한 바 있다.
현재 뉴발란스는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한정판 스니커즈 마케팅을 펴며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 MZ세대는 한정판 운동화를 구매한 후 다시 되파는 스니커테크에 열광하고 있다. 최근 나이키 한정판 운동화를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 오픈 시간을 대기했다 매장으로 뛰어가는 모습이 화제를 모은 것도 MZ세대 스니커테크 열풍과 관련이 있다.
뉴발란스는 나이키와 같은 방식으로 래플(추첨) 발매를 도입해 MZ세대의 인기를 끌고 있다. 뉴발란스는 스티브잡스가 애플 신제품 발표회에서 자주 착용해 유명세를 탔던 992시리즈를 래플 방식으로 판매하면서다. 해당 운동화 가격은 25만9000원이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현재 30만~4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기자는 강남역에 위치한 뉴발란스 매장에 방문했다. 뉴발란스 매장에는 인기 있는 운동화들이 라인별로 진열돼 있었고, 최근 출시한 아웃도어 아린도 매장 한 켠에 자리했다. 매장에는 운동화를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들은 저마다 신발을 착용해보며 살피고 있었다. 뉴발란스 매장에서는 원하는 제품이 있어도 사이즈가 없어서 구매를 못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기자가 뉴발란스 직원에게 어느 제품이 가장 인기냐고 묻자 “특정 제품이 인기 있다고 하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인기”라면서 “아웃도어 라인도 출시 이후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했다.
뉴발란스 매장에 방문한 직장인 A씨는 “원래 나이키 제품만 구매했는데 요새 다시 뉴발란스 운동화가 유행이라고 해서 구경하러 왔다”며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으면 구매하려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랜드의 높은 뉴발란스 의존도다. 뉴발란스 국내 판매계약은 오는 2025년 만료된다. 뉴발란스가 이랜드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뉴발란스의 계약이 종료되면 이랜드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이랜드가 보유한 패션 브랜드 중 스파오, 미쏘 등을 제외하면 높은 매출을 내는 브랜드가 없다. 앞서 이랜드는 1994년 국내 독점 판권을 획득해 매출을 키운 운동화 푸마가 직진출을 선언하며 2007년 계약을 종료한 바 있다.
그럼에도 뉴발란스가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뉴발란스의 지난해 연매출은 700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디다스는 국내 실적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5000억~7000억원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돼 뉴발란스가 아디다스를 바짝 뒤쫓고 있다. 나이키코리아는 지난해 1조4522억원으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패션업계에서는 이랜드가 뉴발란스 중국 10개 도시(베이징, 상하이 등) 독점 판권을 확보했고 2020년부터 중국 뉴발란스 키즈 판권까지 얻었다는 점에서, 중국 매출까지 합하면 연간 1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가 중국 대도시 독점 판권을 확보한 상태고 뉴발란스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연매출 1조원도 가능할 것 같다”며 “뉴발란스가 아디다스를 넘어 나이키를 바짝 쫓는 브랜드가 될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이랜드 관계자는 “국내 뉴발란스 운영을 넘어 중국 10개성에 진출해 운영하고 있고 전 세계 최초 선보인 뉴발란스 키즈 매장 등 뉴발란스와 다양하게 협업하고 있다”며 “좋은 국내 실적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글로벌 본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다양한 상품들을 출시해 나가려고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