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신규 확진자 3만5286명, 매주 배씩 증가세···위중증 환자는 10일 연속 200명대 유지
감염병 전문가 “실제 확진자는 통계의 최대 5배···중환자 2000명 넘으면 의료체계 감당 어려워”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오미크론 여파로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향후 하루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확진자가 3만5286명 늘어 누적 104만4963명으로 집계됐다. 휴일 검사 수 감소가 일부 영향을 미치면서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 3만8689명에 비교해 3403명 적지만 3일 연속 3만명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이 지배종으로 자리를 굳히면서 신규 확진자 수는 매주 거의 배씩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1주 전인 지난달 31일(1만7077명)의 2.1배, 2주 전인 지난달 24일(7511명)의 4.7배에 달한다.
단, 확진자 수 증가가 위중증 환자 수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기존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은 배 이상 높지만 중증화율은 적은 오미크론 변이 특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270명이다. 전날(272명)보다 2명 줄면서 10일 연속 200명대를 유지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감염병 전문가들은 향후 10만명 돌파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우선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에는 주말효과 없이 신규 확진자 숫자가 늘고 있다”며 “실제로는 5만명 이상 코로나 확진자가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난 3일부터 고령자만 대상으로 PCR 검사를 진행하는 등 정부의 오미크론 대응체계가 혼란만 주고 있다”며 “오늘 정부가 발표한 정책도 현장에서 통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참고로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만 재택치료를 하고 일반 확진자는 스스로 관리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그는 “정부는 위중증 환자 숫자가 안정적이라는 사실만 믿고 있는데 이번 주 내로 300명대로 올라갈 것”이라며 “K방역은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이번 주 중으로 신규 확진자는 5만명을 넘어 7-8만명 대로 갈 것”이라며 “하루 확진자 10만명대는 향후 돌파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신규 확진자보다는 중환자 숫자가 의료체계와 연관이 있다”며 “전국에 중환자 병상이 2400여개 있기 때문에 아직 여유가 있지만 순차적으로 중환자가 늘면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번 주 내로 신규 확진자는 5만명은 넘을 것이고 최근 경향은 1주일마다 2배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이스라엘과 영국, 덴마크 사례를 보면 1달 만에 확진자가 10배로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각종 논문 등을 분석하면 실제 코로나 확진자는 공식 집계의 5배 정도로 추정된다”며 “다음 주에는 10만명 정도 확진자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려면 이제는 백신 접종보다는 마스크 착용과 적절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코로나 검사를 자주 빠르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천 교수는 “덴마크와 이스라엘이 확진자 규모는 4만명 수준으로 엇비슷한데 중환자 숫자를 보면 덴마크가 40명, 이스라엘이 380명 정도로 차이가 있다”며 “확진자 숫자보다는 중환자 숫자를 의료체계와 연관시켜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향후 확진자 숫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PCR 검사가 줄고 있어 공식 통계만으로는 확진자 집계가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향후 확진자 10만명은 당연히 넘을 것”이라며 “실제 확진자를 20만명으로 추정하면 이중 2000명에서 4000명이 중환자로 추산돼 현행 의료쳬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된다”고 전망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확진자는 4~5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며 “PCR 검사가 제한되고 있어 정확한 통계 파악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엄 교수는 “이번 주 내로 (공식 통계가) 4~5만명을 찍을 것”이라며 “향후 중환자가 2000명을 넘게 되면 의료체계가 힘들어진다”고 우려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10만명 돌파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중환자 숫자가 언제 갑자기 치솟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