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피해 최소화 전제로 경영권 매각 등 검토해야···수만명 주주와 가족. 힘든 시간 보내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연초부터 대규모 횡령 사건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와 기자는 인연을 갖고 있다. 학교를 졸업한 기자가 외환위기 후유증으로 한국 경제가 어렵던 시절 무작정 이력서만 출력, 관심 있는 몇몇 기업을 방문했던 적이 있다.
당시 오스템은 서울 여의도에 소재해있었다. 어렵사리 현재는 회장을 맡고 있는 당시 최규옥 대표를 만난 기억이 있다. 안경 너머로 날카로운 인상이 기억에 남았지만 당시 최 대표를 만나는 것에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목표로 했던 취업은 오스템에서는 성사되지 못했다.
이어 지난 2020년 여름 자택 근처를 산책하던 기자는 부지 매입부터 준공까지 9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한 오스템 마곡 사옥을 주목했다. 당시는 사옥 이전이 완료되기 직전이었는데 주위 건물 중 유난히 규모가 크고 웅장한 것이 눈에 띄었다. 과거 최 대표와 만나 운 좋게 취직을 했다면 자택에서 걸어 다닐 거리의 직장에서 관리 부장 쯤 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부질없는 상상도 해봤다.
사옥 이전 후 엄태관 오스템 대표와 만나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이십여년 전 만났던 최 회장은 만날 수 없었다. 기자가 오스템, 최 회장과 인연을 언급한 것은 역대급 횡령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오스템에는 희망이 남아있고 이제부터 중요하다는 견해를 설명하기 위함이다.
알려진 대로 이번 사건은 오스템 재무팀장이 2년 동안 2215억원을 빼돌려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했다 손실을 내자 회사 공급을 대규모로 횡령한 건이다. 현재까지는 재무팀장이 회사 경영진과 무관하게 횡령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회사 경영진에 이번 사태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는 기자 견해다. 회계 관리와 내부 통제 시스템에 대한 오스템 CEO와 대주주 의지가 부실했거나 또는 무능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2215억원이라는 횡령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기자는 오스템 경영진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흔히 하는 말로 시계를 거꾸로 돌릴 수 없는 현실에서 과거 잘못과 실수를 곰씹어보고 향후 경영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오스템은 경영권 매각을 검토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배포했다. 기자는 차라리 오스템 CEO와 대주주가 경영권 매각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열어놓고 검토하길 희망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 가치는 주주들이다. 지난달 3일 오스템 주식 거래가 정지된 후 주주들은 피 말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 소액주주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만 9856명이다. 이들 가족까지 포함하면 수만명이 초조한 상태에서 오스템과 경영진을 주목하는 상태다. 기자는 재차 강조하고 싶다. 오스템 CEO와 대주주는 경영권 매각을 포함한 경영 정상화나 자구책을 이른 시일 내 검토해 확정했으면 한다. 물론 정상화 방안 결정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주주들 피해 최소화다. 오스템 경영진은 주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 밤을 새워서라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