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7000달러 횡보···페이스북·페이팔 '어닝쇼크' 영향
피델리티 "주류 자산 될 것"···마이크로스트레티지, 추가 매입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이번 한 주도 비트코인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은 비트코인에 추가 투자하거나 가상화폐는 투자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내리는 등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을 이어갔다. 

4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 3만7000달러 선에서 오르내렸다. 명절 연휴 전 3만3000 달러 수준까지 급락했지만 명절 기간 반등하더니 한 때 3만80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 2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세 하락의 원인은 페이스북과 페이팔의 실적 부진이 꼽힌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공개한 실적에 따르면 메타의 작년 4분기 순이익은 102억9000만달러(12조4400억 원)으로 전년 동기(112억2000만 달러)와 비교하여 8% 감소했다. 시장에선 핵심 수익원이었던 온라인 광고 매출이 정체기로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페이팔도 실망스러운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24% 넘게 빠졌다.

미국 증시는 급락했다. 3일(현지시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과 비교해 538.73포인트(3.74%) 급락한 1만3878.82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518.17포인트(1.45%) 내린 3만5111.1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1.94포인트(2.44%) 떨어진 4477.44를 기록했다.

미 증시 하락으로 비트코인도 상승분을 반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화폐 시세는 코로나 터널을 지나오면서 나스닥 등 미 증시와 같이 오르고 내리는 현상이 짙어졌다. 저금리 기조로 시중에 대규모로 풀린 자금은 가상화폐 시장으로 몰린 결과라는 설명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긴축 기조를 유지한 것도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영란은행은 최근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로 발표하며 지난 12월에 이어 0.25%포인트 올렸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를 동결했지만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수정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 여전히 투자가치가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의 크리스틴 샌들러 영업 담당 책임자는 최근 "(피델리티는) 지난 2014년부터 비트코인 채굴을 시작하고 축적하기 시작했다"며 "비트코인은 오는 2026년 안에 주류 자산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피델리티는 지난 1일 '비트코인 퍼스트' 보고서를 내고 비트코인을 '우수한 형태의 돈'(Superior form of money)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비트코인이 대표 안전자산인 금과 기축 통화인 법정화폐의 속성을 모두 갖고 있다고 봤다. 희소성과 내구성을 지닌 금과 사용과 보관, 운송에 용이한 법정화폐의 특성이 결합됐다는 설명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한 달 동안 총 660개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평균 매수 단가는 3만7865달러인 것으로 전해진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작년 12월 한 달 동안에도 비트코인 1914개를 매입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수장 마이크 세일러는 대표적인 비트코인 지지자로 통한다. 최근 가격이 급락하면서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