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올해 4분기부터 봉형강 제품 중심 온라인 플랫폼 출시
동국제강, 작년 5월부터 ‘스틸샵’ 운영···6개월 만에 고객사 350여개
“대표적 B2B인 철강업계도 시대적 흐름에 따라간다는 의의”
[시사저널e=서지민 기자] 철강업계가 잇따라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철강제품을 팔겠다고 나서고 있다. 비대면, 디지털 전환 등의 시대적 흐름에 따라 철강업계도 새로운 시도를 꾀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7일 현대제철은 올해 하반기부터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쇼핑몰처럼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소규모 업체들도 쉽게 철강제품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제철 측은 “소형 실수요 고객들이 소량물량을 쉽게 살 수 있도록 하고, 고객사 확대 차원”이라며 “일단 봉형강 제품을 중심으로 플랫폼을 운영하고 추후 전 제품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통 대형 철강기업들은 기업 대 기업으로 대규모 물량으로 계약을 체결한다. 대형 자동차업체·건설사·조선사 등이 주 고객이다. 현대제철은 이번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규모 고객사도 확보하고, 거래 효율성도 제고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동국제강은 작년 5월 온라인 플랫폼 ‘스틸샵’(Steelshop)을 오픈하고 소량으로 철강제품을 팔고 있다. 1차 오픈 때는 후판만 판매하다가 작년 12월 2차 오픈을 통해 판매 대상을 전 제품으로 확대했다.
동국제강에 따르면 작년 5월 운영을 시작한 스틸샵은 서비스 시작 후 6개월 만에 고객사 350여개를 확보하고, 총 3000톤 규모의 후판 제품이 판매됐다. 재구매율도 75% 수준이라고 알려졌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최근 비대면, 디지털 전환 같은 시대적 흐름이 있는데 철강기업으로서 여기에 발맞춰 새로운 마케팅을 처음 시도해 봤다. 전통적인 B2B인 철강기업이 온라인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는 것 같다”고 전했다.
현대제철의 온라인 플랫폼 진출은 동국제강 ‘스틸샵’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된 내용 외에는 아직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전했다.
현대제철까지 온라인 플랫폼에 뛰어든다면, 철강업계의 온라인상에서의 경쟁도 시작될 전망이다. 이커머스의 경우 단순 철강제품 가격뿐 아니라 서비스 방식, 마케팅 등도 판매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철강업계란 한정적인 시장에서 이익을 창출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사 유치를 위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향후 온라인 시장이 커진다면 다른 기업들의 온라인 진출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기업들이 직거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건 고객편의를 높이고, 서비스를 제고하기 위해 새롭게 도전하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