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바이오, 임상 2상 속도···"고용량 투여 임상 신청"
현대바이오, 임상 2상 눈 앞···오미크론 변이 효과 기대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압타바이오와 현대바이오사이언스의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임상에 속도가 붙은 모양새다. 양사가 개발 중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연내 임상 3상 및 긴급사용승인 가능성에 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27일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서면서 무증상·경증 확진자가 급증하자, 정부가 재택치료를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복용 편의성이 높은 먹는 코로나 치료제 필요성도 더욱 대두되면서 국산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연내 상용화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압타바이오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아이수지낙시브(APX-115)’의 미국 임상 2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해 고용량 투약에 돌입할 방침이다.
아이수지낙시브(APX-115)는 국내 바이오벤처 신약 중 FDA에서 승인을 받고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물질이다. 압타바이오는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내 9개 병원에서 경증에서 중등도 코로나19 입원환자 80명을 대상으로 투약을 시작했다.
압타바이오에 따르면 아이수지낙시브(APX-115)가 최근 당뇨병성신증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유럽 임상 2상에서 부작용과 안전성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압타바이오는 올 1분기 FDA에 코로나19 환자 대상 투약 용량을 높이는 임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투여량은 기존 100㎎에서 400㎎로 기존 용량 대비 4배 늘릴 방침이다.
압타바이오 관계자는 “투약용량 증가로 치료 효과 확인이 빠르게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임상 2상 결과를 토대로 향후 긴급사용승인 및 기술수출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서 피험자들의 투약 부작용을 대비해 100㎎으로 투여를 진행했으나, 안전성에서 문제가 없다는 데이터를 토대로 400㎎으로 투여 용량을 늘릴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현대바이오도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항바이러스제 ‘CP-COV03’의 임상 2상 IND(임상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신청했다. CP-COV03는 구충제 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를 주성분으로 하는 후보물질이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코로나19 감염 시 숙주인 세포의 자가포식 작용을 활성화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차단하는 작용기전이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오미크론에 기존 항바이러스제보다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는 정부 산하 연구기관의 연구결과로 주목받기도 했다.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이 주도한 세포실험을 통해 코로나19 경구치료제 후보물질 CP-COV03의 주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의 항바이러스 효능 및 세포독성 분석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바이오는 상반기 임상 2상에 돌입해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CP-COV03 적정 투약량을 설정하고 약물의 효능을 검증할 계획이다. 현대바이오에 따르면 CP-COV03의 식약처 임상 2상을 IND 신청은 당초 이달 말로 예정돼 있었으나, 임상기관과 협의를 거쳐 열흘가량 앞당겼다.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지난 임상 1상에서 약물 독성에 따른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며 “임상 1상을 수행한 디티앤씨알오와 함께 임상 2상을 예정보다 일찍 신청하게 됐다”며 “CP-COV03의 효과를 검증하는 2상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 긴급사용승인을 신청을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임상 2상에서 충분히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한다면, 해당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각국의 정부가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할 수 있다”며 “해외에서 개발한 경구용 치료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이 개발한 먹는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는 안전성 측면에서 이미 검증됐다는 장점이 있다”며 “글로벌 제약사 대비 국내 기업들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속도가 뒤처진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경구용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오히려 높아지면서 상용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