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6.8조 영업익 1.3조로 사상 최대
네이버, 올해 신임 대표 취임 후 글로벌 확장 본격화 전망
한성숙, 대표로서 마지막 컨퍼런스콜···“새리더십 응원해달라”

이미지 = 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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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네이버가 올해 최수연 신임 대표를 앞세워 글로벌 사업 확장을 추진한다.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는 콘텐츠사업이 글로벌 공략 핵심이 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초 글로벌 영상 플랫폼 왓패드스튜디오 인수작업을 마무리한 데 이어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와 일본 웹툰 플랫폼 이북이니셔티브재팬 인수를 추진중이다. 제페토를 활용한 메타버스 확대도 계획했다. 

올해 3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한성숙 대표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조8176억원, 영업이익 1조3255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8.5%, 9.1% 증가한 것으로 모두 사상 최대치다. 네이버의 사업 부문별 매출은 서치플랫폼 3조2905억원, 커머스 1조4751억원, 핀테크 9790억원, 콘텐츠 6929억원, 클라우드 3800억원 등이다.

◇ 전 사업 두자릿수 성장···웹툰·제페토 등 콘텐츠, 두드러진 성장세

전 사업 부문이 전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특히 웹툰과 스노우·제페토의 성장에 힘입어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50.6% 증가하면서 전체 사업 부문 중 가장 큰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미지 = 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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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웹툰은 글로벌 크로스보더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며 지난해 4분기 전년동기 대비 79%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한 대표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웹툰은 왓패드 인수, 마블DC코믹스 및 방탄소년단(BTS)와 협업 등을 통해 현재 연간 1억7000만명 이상의 충성이용자가 활동하는 글로벌 1위 스토리텔링 플랫폼을 보유하게 됐다”며 “4분기에 글로벌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지식재산권(IP) 파트너 협업으로 마블 이터널스 웹툰을 출시했고, BTS IP를 활용한 웹툰은 공개 이틀만에 조회수 1500만건을 기록했다”며 “스튜디오엔이 제작한 '그해 우리는'이 좋은 성과를 내, 웹툰과 영상화의 동시기획 첫 성공사례로 자리잡으며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스노우 또한 글로벌에서 카메라 서비스 및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성장에 따라 4분기 기준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했다.

한 대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2억6000만명 가입자를 확보한 제페토는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전년 대비 57% 성장, 매출은 318% 증가하는 등 아시아 1위 메타버스 서비스로서 생태계를 확장해가고 있다”며 “최근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파트너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고 했다.

◇ 지난해 글로벌 진출 기반 다졌다면···올해 글로벌 확장 본격화

올해 네이버는 콘텐츠와 커머스 등 주요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먼저 콘텐츠 부문은 왓패드스튜디오를 통해 IP를 발굴하고, IP 기반 출판과 영상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또 MD, 전시뿐 아니라 제페토와 협업을 통해 콘텐츠 IP를 메타버스로 확장하는 등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회사는 이북재팬과 문피아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일본에서도 1위 사업자로 발돋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에선 스튜디오엔, 해외에선 왓패드스튜디오를 통해 글로벌 킬러 IP를 발굴하고 출판, 영상 관련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며 “이를 활용해 게임과 드라마, MD, 전시뿐 아니라 제페토와의 협업을 통한 메타버스로의 확장 등 다양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글로벌 IP를 보유한 파트너들과의 협업이 본격화되는 등 올해 웹툰은 다양한 신규 수익 모델을 도입해 거래규모 성장과 광고, IP 사업을 포함한 글로벌 스토리텔링 플랫폼 또한 경제 규모를 확대해 나가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올해 미국과 홍콩을 거점으로 제페토 서비스 확장을 위한 인재 확보와 글로벌 생태계 강화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 “쇼핑라이브 앱 출시하며 경쟁사와 격차 확대”

커머스의 경우 '스마트스토어'의 지속적인 거래액 성장과 새로운 서비스인 '브랜드스토어' '쇼핑라이브(라이브커머스)'의 영향력이 확대됐다. 네이버는 올해 별도 앱을 만들어 이용자 편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박 CFO는 “출시 1년 반밖에 안 된 브랜드스토어와 쇼핑라이브 성장률이 기존 스마트스토어보다 높게 나와 쇼핑 사업의 체질 개선을 이뤄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브랜드스토어는 4분기 전년 대비 110% 성장해 누적 거래액 1조9000억원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쇼핑라이브는 SME 참여로 40% 가까이 성장했으며, 올해도 쇼핑라이브의 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별도 앱을 출시해 다른 라이브 플랫폼과 격차를 나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네이버는 올해 네이버랩스 ‘아크버스’를 통한 메타버스 사업 확장에도 나선다. 아크버스는 네이버랩스가 연구해 온 인공지능(AI)·로봇·클라우드·디지털트윈·5G·자율주행·증강현실(AR) 등 기술들을 융합해 현실과 디지털 공간을 연결해 만든 새로운 메타버스 생태계다. 아크버스 기술은 올 상반기 완공될 제2사옥에 가장 먼저 적용된다. 현재 네이버랩스는 소프트뱅크와 함께 일본에서 ‘어라이크 솔루션 활용 도시 단위 고정밀(HD) 지도 제작 프로젝트’도 수행하고 있다.

네이버 글로벌화는 오는 3월 공식 선임될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CFO 취임 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인수합병(M&A)과 투자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도 확대할 전망이다. 최 대표와 김 CFO 내정자는 글로벌 사업 지원 경험을 지닌 M&A와 투자 전문가로 꼽힌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글로벌 사업 강화’ 의지가 반영됐다.

박 CFO는 “새로운 내정자가 취임하고 나서 구체적으로 밝히겠지만, 파트너 공동사업 등은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실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투자 재원은 충분하고, 필요하면 시장에서 조달할 수도 있다. 올해도 전략적인 투자는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3월을 끝으로 네이버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한 대표는 이날 마지막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5년간의 소회를 밝혔다. 한 대표의 임기는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3월까지다.

한 대표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변화가 이뤄지는 한국에서 사업을 키워가면서 가장 독창적인 경쟁력을 가진 사업모델과 기술력을 갖게 됐다”며 “지난 5년간 CEO로서 역할이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기술과 사업적 기반을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었다면, 새로운 경영진은 지금까지 쌓인 기술과 비즈니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도전을 할 것이다. 글로벌 성장 스토리에 끊임없는 응원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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