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반적 경영 회복 추세, 내달 재판 결과에 이목 집중
패소 시 경영 위축 가능성 관측···승소 시 경영 흐름 지속 전망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매출 회복세를 보였던 안국약품이 다음 달 불법임상시험 재판의 1심 판결선고를 앞두고 있어 판결 결과가 주목된다. 만약 재판에서 안국약품이 패소 시 회사 경영이 위축될 가능성이 관측된다. 반면 승소 시 최근 매출 회복세가 이어질 전망이 제기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안국약품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1165억원을 달성, 전년대비 5.2% 증가한 실적을 공개했다. 같은 기간 안국약품 순이익은 7억원이다. 전년대비 흑자로 전환됐다. 특히 3분기만 보면 매출이 40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5.43%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13억원을 올리며 흑자전환됐다. 안국약품 매출은 지난 2018년 1857억원에서 2019년 1558억원, 2020년 1433억원으로 감소했다. 2018년과 2019년 리베이트 이슈가 있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 사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2021년에는 부진을 벗고 회복세를 보였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안국약품 대표품목인 진해거담제 시네츄라 매출이 이어졌고 순환기용제 매출이 증가하면서 전체 매출도 회복 추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안국약품 관련 재판이 판결선고를 앞둔 사실이 알려지며 전반적 경영이 회복세에 접어든 업체에 영향을 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해당 재판은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식품의약조사부가 지난 2019년 9월 어진 안국약품 대표와 전 안국약품 중앙연구소 신약연구실장 A씨, 안국약품 법인, 전 임상시험 업체 영업상무 B씨 등을 기소한 후 2년 4개월간 진행됐다.

당시 어 대표 등은 지난 2016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승인 없이 중앙연구소 직원 16명에게 개발 중인 혈압강하제 의약품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투약 뒤 시간 경과에 따라 1인당 20회씩 총 320회 채혈,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했다는 것이 검찰 주장이었다. 이번 재판은 당초 지난해 10월 중순 판결선고가 예정됐다가 연기된 후 1월 26일에 이어 다시 2월 9일로 지연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미 두 차례 판결선고가 연기됐기 때문에 2월에는 선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번 1심은 어 대표와 안국약품이 무죄를 호소한 반면 검찰은 불법 혐의를 강조해왔기 때문에 판결 결과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판결에서 만약 어 대표와 안국약품이 패소한다면 안국은 불법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부도덕 업체로 비판 받을 가능성이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고질적 병폐를 리베이트로 인식하지만 불법임상시험은 환자를 속였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민감한 사안으로 판단된다”며 “만약을 전제로 (안국이 패소 시) 불법임상시험이 다시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언급은 리베이트보다 불법임상시험이 상대적으로 무겁게 처벌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어 대표는 지난 2019년 7월 영장실질심사를 받았지만 구속을 면했던 적이 있다. 당시 혐의는 리베이트 제공이었다. 하지만 같은 해 9월 어 대표는 검찰에 구속됐다. 당시 혐의는 불법임상시험이었다. 

반면 어 대표와 안국약품이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회사 경영정상화에 집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안국약품이 1심에서 승소하면 불법임상시험 혐의를 벗게 된다”며 “한때 매각설이 돌기도 했지만 안국약품은 다른 제약사에 없는 품목을 보유하는 등 중견제약사로서 장점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언급된 시네츄라는 이비인후과와 소아과 등에서 주로 처방되는 품목인데 시장 점유율이 높다. 안국약품은 독자 품목 확보를 위해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의 11.34% 비중을 차지하는 132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안국약품 관련 재판의 향방을 점칠 수 없는 만큼 판결 결과가 회사 영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라며 “단, 안국약품은 소신껏 자기만의 품목으로 꾸준히 영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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