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빌라 vs 아파트 거래비중 7 대 3 수준
도봉구는 아파트 대비 빌라 거래량이 10배 이상 많아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서울에서 이달 거래된 아파트와 빌라 거래 비중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 주택시장에서 빌라가 주거래 상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DSR 2단계 조기시행 등 정부의 대출강화로 실수요자들의 눈길이 아파트에서 빌라로 넘어간 영향이다. 이달 주택거래량을 보면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을 압도한다. 지자체별로 보면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자치구가 아파트 대비 빌라가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2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빌라 거래량은 26일까지 기준 125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거래량이 3263건이었던 점에 견주어보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아파트에 비해서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같은기간 아파트 거래량은 450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대 빌라 거래량이 7대 3 이상으로 빌라 거래량이 우위를 차지한다.

빌라 거래량은 지난해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2030세대의 영끌을 통한 내집마련 열풍과 공공재개발 등 정부주도 정비사업에 대한 활성화 기대감에 투자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그동안 주택시장의 대표 거래상품은 아파트로 인식돼왔던 점과는 다른 현상이었다.

하지만 최근 주택거래의 대부분이 빌라인 점은 이전의 원인과는 별개인 것으로 파악된다. 장기간 집값 급등에 대한 피로감, 대선정국 속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인해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는 가운데 DSR 강화 등 대출규제가 더해지자 아파트 대신 빌라를 택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자치구별 빌라 거래량은 강서구, 양천구, 마포구가 많았다. 반면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3구는 아파트 거래량이 빌라 대비 더 많은 점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이전부터 15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은 주택담보대출 금지 규제를 받고 있던 강남권은 DSR 규제 강화 영향 없이 아파트 거래가 주류인 것이다.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이 저렴한 도봉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빌라와 아파트 간 거래량 차이가 가장 큰 폭으로 차이나 눈길을 끈다. 도봉구의 아파트 거래는 5건에 불과했지만 빌라는 52건으로 집계돼 빌라 거래가 아파트의 10배를 훌쩍 넘어섰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출을 많이받기 어려운 무주택자는 빌라로 가지만, 다주택자 포지션을 유지하기 어려운 이들은 강남권의 똘똘한 한 채를 위해 아파트로 갈아타는 현상이 수치로 잘 나타난다”고 말했다.

한편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5969만원까지 올랐다. 같은 시기 서울 빌라의 평균 매매가격은 3억4559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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