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 파업 한달 째 이어져··· 비노조원 택배기사들과의 갈등도
손경식 경총 회장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쓴소리··· “재계 의견 무시하고 노동계 의견만 받아 의결 강행”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과 시위 중인 CJ대한통운 노조 조합원들. / 사진=경총,연합뉴스, 편집=디자이너 김은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과 시위 중인 CJ대한통운 노조 조합원들. / 사진=경총·연합뉴스, 편집=디자이너 김은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대선이 불과 1달 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권 내내 잠잠할 틈이 없었던 노사 문제는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노동계에선 일부 파업을 계속 이어가는 반면, 재계에선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노동계에 편향적 행보를 이어온 것에 대해 비판했다.

27일 택배업무가 가장 몰리는 설 명절을 앞둔 시점이지만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의 파업은 한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노조는 사회적 합의에 따른 요금 인상분을 사측이 택배기사에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파업 사태가 잠잠해질 조짐을 보이지 않자 CJ대한통운은 추가 인력을 투입해 물량을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파업이 이어지자 노조 갈등이 비노조원 택배기사들과 대리점들로도 번진 모습이다. 비노조택배연합회는 노조원이 정리된 고객 택배를 발로 차고 비노조원 기사들이 배송을 못하게 하는 영상을 공개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비노조 택배기사들은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복귀를 요청하고 있다.

CJ대한통운택배 대리점연합 역시 27일 입장문을 통해 택배노조의 복귀를 요청했다. 대리점연합은 파업에 동참한 노조원들에게 “더는 실패한 지도부의 볼모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미 택배노조의 파업은 정당성과 명분을 잃었다”며 현장에 복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경제계에선 노조활동만 하는 노조전임자에 급여를 지급하는 것과 관련,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야 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와 더불어 노사정 협의기구인 경사노위가 노동계 편향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쓴소리도 내놨다.

‘미스터 쓴소리’라 불리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27일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선진국은 상급단체 노조 전임자에 대해 노조 자체 재정으로 급여를 지급하고, 기업은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며 “경영계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역행하는 노동계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또 손 회장은 작심한 듯 경사노위의 운영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놨다. 손 회장은 “경영계는 그동안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운영에 대해서도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회를 통과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법도 경영계 위원 전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사노위가 강행한 의결을 기초로 해 이뤄졌다”며 “경사노위가 노동계 요구만을 받아서 경영계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의결을 강행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심지어 경영계가 노동계 요구를 입법하기 위한 들러리라는 비판까지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경사노위가 사실상 경제계 의견보다 노동계 의견을 입법화하는 기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용춘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노사는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합의토록 두면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엄격한 중재자로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것이 잘 이뤄지지 않은 점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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