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급락 속 상장일 '따상'···주주구성·높은 의무확약 비중 영향
LG엔솔은 유통주식 8.85%에 불과···상장일 주가 급등할까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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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증시 급락에도 케이옥션이 상장 첫날 따상에 성공하면서 이틀 뒤 상장하는 LG에너지솔루션 공모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기대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케이옥션이 상장 첫날 따상에 성공한 원동력 가운데 하나로 낮은 유통주식 비중에 따른 수급적 요인이 꼽히고 있다. 유통주식수가 적으면 상장 직후 주식을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킬만한 매물이 나오지 않으면서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체 발행주식 대비 유통주식 비중이 케이옥션보다 훨씬 낮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70조원에 달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첫날 얼마나 주가가 상승하느냐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따상’ 케이옥션, 낮은 유통물량 ‘주목’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상장한 케이옥션의 유통가능주식 수는 총 120만6525주로 전체 발행주식 890만9420주의 13.54%에 불과했다.

케이옥션의 유통주식 비중이 낮았던 이유는 기존 주주들 가운데 대다수가 상장 후 일정기간동안 주식을 팔지 못하는 보호예수가 걸린 상태에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공모주 대부분을 일정기간동안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유확약을 내건 기관에 배정했기 떄문이다.

IPO기업의 상장 후 유통가능한 주식은 기존 주주 보유분과 공모주를 배정받는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의 보유주식들이 대상이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상장 후 최소 6개월 동안 보유주식을 매각할 수 없으며 우리사주를 받은 임직원 역시 재직시 상장 1년 후에야 매각이 가능하다. 케이옥션은 티에이어드바이저 등 최대주주 측이 주식 451만7410주(50.70%)에 대해 2년 6개월의 보호예수확약서를 제출했다.

기존 주주들은 여러 이유로 보호예수가 걸렸다. 10만주(1.12%)를 가진 제니타스인베스트먼트는 '상장예비심사 신청일 전 1년 이내에 당사의 최대주주등이 소유하는 주식등을 취득한 자에 한하여 상장일 이후 6개월 간 의무적으로 보호예수를 걸어야 한다'는 상장규정에 해당했다. 

티그리스투자조합34호 등 벤처금융 및 금융투자자 주식 79만7880주(지분 8.95%)는 상장예비심사 신청일 기준 투자기간이 2년 미만인 벤처금융 또는 전문투자자의 보유주식을 상장일로부터 1개월간 의무보유해야 한다'는 규정에 걸렸다.

90만주(10.1%)를 가진 유로아트코리아와 5만5740주(0.63%)를 가진 인벡스자산운용은 보호예수 의무가 없었지만 자진해서 6개월 보호예수를 걸었다.

수요예측에서도 의무보유확약을 내건 기관들이 대부분의 물량을 받아갔다. 전체 기관 대상 배정주식 104만주 가운데 미확약을 내건 기관에 배정된 주식은 17만6135주(13.54%)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전체 케이옥션 상장주식 890만9420주 가운데 무려 86.46%인 770만2895주가 상장 당일 거래가 불가능한 비유통주식이었다.

수급적 요인에 힘입어 케이옥션은 상장 첫날 공모가(2만원)의 2배인 4만원으로 시초가를 형성하고 시초가보다 30% 상승한 5만2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는 ‘따상’에 성공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이 2011~2019년 공모주 시장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상장일에 상장 종목을 집중매수하는 주체는 개인이다. 이 연구원은 “공모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상장 직후 공모주를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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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엔솔 유통물량 8.85%···상장 첫날 기대↑

통상 공모주 투자자들은 상장 첫날 주식을 매도하는 경향이 강하다. 상장 첫날 주가가 단기 고점인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케이옥션 역시 전날대비 1만2000원(23.08%) 급락한 4만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상장 첫날 공모주를 매도한 투자자들이 결과적으로 쏠쏠한 이득을 챙긴 셈이 됐다.

LG에너지솔루션 청약에 참여했던 공모주 투자자들 가운데서도 상장 첫날 주식매각을 통해 차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케이옥션처럼 유통주식 물량비중이 8.85%로 굉장히 낮기에 상장 첫날 단기급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이는 지난해 IPO대어였던 카카오뱅크(22.6%), SKIET(15.04%), SK바이오사이언스(11.63%) 등과 비교해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배터리사업부가 물적분할로 분사한 것이기에 LG화학을 제외한 다른 기타 주주가 없었다. 결국 상장 후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투자자들은 수요예측에서 의무보유확약이 없는 주식을 배정 받은 기관과 공모청약에 참여한 개인투자자뿐이다. 최대주주인 LG화학은 상장 후 6개월 동안 보호예수가 의무다.

상장 후 LG에너지솔루션이 전체 발행주식은 2억3400만주인데 이 가운데 LG화학 지분율은 81.84%(1억9150만주)에 달한다. 상장 후 1년 동안 매각이 불가능한 우리사주 역시 3.48%(815만4518주)다.

LG에너지솔루션은 수요예측을 통해 기관에 2337만5000주를 배정했는데 이 가운데 의무보유확약이 걸리지 않는 물량은 41.7%인 974만5972주다. 공모청약에 참여한 개인들에게는 1097만482주가 배정됐다. 이를 합치면 전체 발행주식의 8.85%인 2071만6454주만 상장 직후 유통이 가능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상장 첫날인 27일 주가가 공모가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가(30만원) 기준 시가총액은 70조2000억원이다. 이날 종가기준 시가총액순위 1위는 삼성전자로 441조7639억원이고 2위는 SK하이닉스로 85조904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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