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파벨탄, 한국 등 3개 국가서 3상 진행···“먹는 코로나藥 수입 상황서 부담 예상”
당뇨병藥 등 개량신약 7품목도 3상···고혈압-고지혈 3제 복합제 ‘칸타벨에이’ 허가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종근당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나파벨탄’을 필두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개량신약 임상시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중 일부 품목은 올해 임상시험을 완료할 가능성이 예고돼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활발한 연구개발(R&D) 활동으로 신약개발 성과를 앞당기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합성신약 뿐만 아니라 개량신약 분야에서도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실제 종근당은 지난 2020년 약 1500억원을 R&D에 투자한 데 이어 지난해도 매출액 대비 약 12% 금액를 투자, 합성신약과 개량신약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 상태다. 특히 코로나치료제로 개발하는 나파벨탄 등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품목은 상대적으로 임상 결과 도출이 이른 시점으로 예상된다. 

우선 종근당은 지난해 4월 한국에 이어 9월 우크라이나, 12월 러시아로부터 나파벨탄 임상 3상을 승인 받아 진행 중이다. 회사는 3개 국가 외에도 브라질과 인도, 태국, 아르헨티나, 페루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종근당은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코로나로 인한 중증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이중 눈가림, 다기관다국가 무작위 배정 방식을 통해 나파벨탄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현재 한국과 우크라이나, 러시아에서 순조롭게 나파벨탄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업계는 일부 우려 시각도 있다. 당초 종근당이 예상했던 나파벨탄 임상시험 완료 시점은 오는 2023년 2월이었다. 코로나가 확산을 이어가다 올 연말 경 풍토병처럼 철마다 유행하는 ‘엔데믹’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엔데믹 이후 치료제 개발이 마무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종근당이 나파벨탄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해 임상시험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 하반기 임상 3상 주요 결과를 발표할 예정으로 들었는데 국내에 이미 화이자제약의 먹는 치료제가 들어온 상황에서 경쟁력이 탁월한 데이터를 발표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지적했다. 

종근당은 현재 7개 품목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해당 품목은 당뇨병 치료제인 CKD-396과 CKD-398, CKD-383, CKD-393, 고혈압과 고지혈증 복합제 CKD-348, CKD-386, 녹내장 치료제 CKD-351 등이다. 회사측은 개량신약 특성상 개발 진행 상황과 허가 예상 시기 등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개량신약이란 기존 의약품 구조, 제제, 제형, 용도 등을 부분적으로 변형시켜 얻어지는 약물을 지칭한다. 두 가지 이상 성분을 복합해 개발된 경우도 개량신약에 포함된다.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7개 품목 중 당뇨병 치료제가 4개 품목을 차지한 점이 눈길을 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당뇨병약 허가 흐름을 보면 제네릭과 개량신약을 불문하고 제2형 당뇨병치료제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아 발생한 당뇨병을 제1형 당뇨병이라고 지칭한다. 반면 인슐린 분비 기능은 일부 남아있지만 여러 원인에 의해 상대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발생하는 경우를 제2형 당뇨병이라 한다.   

고혈압과 고지혈증 복합제는 연초부터 종근당이 성과를 기록한 분야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종근당 ‘칸타벨에이’ 품목을 허가한 것이다. 칸타벨에이는 ARB(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CCB(칼슘채널차단제) 고혈압 복합제인 칸타벨에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아토르바스타틴을 더한 약물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ARB+CCB+스타틴 3제 복합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220억원대로 추산된다”며 “칸타벨에이 허가는 종근당이 그동안 두각을 보이지 못했던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시장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종근당이 임상시험에 주력하는 신약후보물질은 ‘CKD-508’과 ‘CKD-510’이다. 유럽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은 혈액 내 지방단백질 사이에서 콜레스테롤에스테르와 중성지방 운반을 촉진하는 콜레스테롤에스테르 전이단백질 활성을 억제해 저밀도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고밀도콜레스테롤을 높여 주는 기전의 약물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현재 60억달러 규모에서 오는 2027년 1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 세계 이상지질혈증 시장을 겨냥한 신약이 CKD-508”이라고 설명했다.   

샤르코-마리-투스(CMT) 치료제인 CKD-510은 프랑스에서 임상 1상을 마치고 올 상반기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CMT는 유전성 말초신경병증으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손상돼 정상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희귀질환이다. 현재까지 확실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당초 먹는 코로나 치료제에 기대가 컸다가 막상 국내 도입 후 현재 사용 물량이 많지 않은 상태”라며 “상당수 제약사들이 포기한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종근당 움직임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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