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편의점산업협회, 오는 2024년까지 자율규약 3년 연장
올해 재계약 앞둔 가맹점 6000여개···편의점 간판 뺏기 치열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롯데지주 미니스톱 인수가 유력해지면서 국내 편의점이 빅3(GS25·CU·세븐일레븐) 체제로 굳혀질 전망이다. 편의점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 규약이 3년 연장되면서 편의점 업체 간 눈치싸움도 예고됐다. 당분간 신규 점포 출점이 어려워진 만큼, 재계약을 앞둔 가맹점포 6000개를 확보하기 위한 편의점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국편의점산업협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말 편의점 자율규약을 3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로써 오는 2024년까지 편의점 신규 출점이 제한된다. 자율규약은 편의점 업계와 공정위 주도로 2018년 12월 체결됐다. 편의점 신규 출점 증가로 인한 과도한 경쟁을 막기 위한 취지로, 편의점 반경 50~100m 이내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것을 의미한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자율규약 시행 직후인 2019년 편의점 점포 순증 규모는 1년 전 대비 36% 감소했다. 편의점은 규모의 경쟁이 필요한 업종이기 때문에 매출 확대를 위해 점포수를 늘려야 한다. 그러나 출점 제한 이슈로 그간 편의점 업계는 점포수 증가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2020년 기준 국내 편의점 점포수 현황.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2020년 기준 국내 편의점 점포수 현황.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현재 GS25와 CU의 점포수는 각각 1만4923개, 1만4688개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은 1만501개, 이마트24는 5169개를 보유했다.

올해는 전체 5만개 편의점 가운데 10% 수준인 6000여개 가맹점포가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CU가 1804개로 가장 많고, GS25가 1740개, 세븐일레븐이 1251개, 이마트24 875개, 미니스톱 335개 등으로 총 6005개다.

이에 따라 편의점 본사들은 역대 최대 규모의 상생안을 내놓으며 가맹점포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GS25는 모든 점포에 일상회복 상생지원금 20만원 지급, 본부 입차점포의 가맹 재계약 지원금을 확대하는 등 총 1800억원 규모의 상생안을 내놓았다. CU는 폐기지원금 상향, 신상품 도입 지원금 신설 등 2000억원 규모를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점포 근무자가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도록 점포안심보험 제도, 통신사 이중화 시스템, 플랫폼 비즈니스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마트24는 24시간 미계약 가맹점을 대상으로 심야 영업 확대 희망 점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편의점 재계약을 앞둔 편의점주는 “15년째 운영하고 있고,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며 “업체별로 알아보고 유리한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조건에 따라 편의점 브랜드를 바꿀 의사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편의점 점주는 “올해 6월쯤 점포 계약이 만료되는데 벌써부터 본사가 재계약 얘기를 꺼내고 있다”고 했다.

실제 자영업자, 프랜차이즈 관련 커뮤니티에는 재계약을 앞둔 편의점주들이 업체별 편의점 조건을 문의하는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일매출, 권리금 등 계약 조건을 경쟁사 편의점주들과 비교하기도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업체마다 재계약 점포 점주를 확보하기 위해 눈치싸움을 벌일 것”이라며 “점주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경쟁이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미니스톱 인수전 결과에 따라 편의점 판도가 크게 뒤바뀔 것 같다”면서 “경쟁사 점포를 확보하는 동시에 자사 가맹점의 이탈을 막는 두 과제를 올해 잘 해내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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