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새로운 리더십 내부 논의 거쳐 추후 공시"

류영준 카카오 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
류영준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10일 사퇴했다. / 사진=카카오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카카오페이 상장 한달 만에 900억원대 주식매각으로 ‘먹튀 논란’을 일으킨 류영준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사퇴 의사를 밝혔다. 

카카오는 10일 류영준 차기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가 사임한다고 공시했다. 

카카오는 “류영준 카카오 차기 CEO 내정자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며 “ 카카오 이사회는 최근 크루들이 다양한 채널로 주신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숙고해 이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류 대표가 사퇴함에 따라 카카오는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내부 논의와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대로 추후 재공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의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류 대표는 지난해 11월 25일 카카오의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된 바 있다. 그는 국내 최초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성공시키며 국내 테크핀 산업의 영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17년 1월부터 독립법인 카카오페이의 대표 이사로 온·오프라인 결제, 송금, 멤버십, 청구서, 인증부터 대출, 투자, 보험에 이르기까지 ‘지갑 없는 사회’의 실현을 가시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성공적으로 카카오페이의 상장을 이끈 바 있다.

그러나 상장 한 달여 만에 경영진이 지분을 대량 매각하면서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카카오페이는 코스피 200지수에 편입됐다. 같은 날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23만주), 이진 사업지원실장(7만5193주), 나호열 CTO(3만5800주), 신원근 카카오페이 CEO 내정자(3만주), 이지홍 브랜드실장(3만주) 등 주요 경영진은 총 44만993주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매해 900억원어치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당시 류 CEO는 23만 주를 매각해 약 457억8000만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거뒀다.

집단으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은 전례 없는 일로, 주가는 나흘간 14% 이상 급락했다. 카카오 노조인 크루 유니언은 지난 5일 류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서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주요 경영진의 집단적 매도는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을 알고 있음에도 주요 경영진들이 동시에 매각한 것은 유가증권시장 개장 이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며 “경영자로서 윤리의식이 결여됐다”고 비판했다.

동시에 국민연금공단에 본 사태에 대한 스튜어드십 코드 발동을 촉구했다. 국민연금공단은 현재 카카오의 주요주주로 7.4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 측은 류 대표의 사임 이유에 대해 “공시에 나온 것이 전부”라며 “새 리더 선임 여부 등 추가로 공개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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