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서 발송···내달 중 주관사 선정
기업가치 7조~10조원 수준으로 평가···업비트와 제휴 매력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올해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절차에 본격 착수한다. 인터넷 은행의 IPO는 지난해 카카오뱅크에 이은 두 번째다. 케이뱅크는 장외 시장에서 7조원 가량의 가치로 평가받고 있는 대어로 주관사 선정 단계부터 시장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했다. 케이뱅크는 내달 중 주관사를 선정하고 연내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IPO 절차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2017년 4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범한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최대 주주는 KT의 자회사인 BC카드로 케이뱅크의 지분 34%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우리은행(12.68%)과 베인캐피탈·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가 지분율 5% 이상 주요 주주에 올라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인터넷은행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1조25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다. 여기에 암호화폐 거래소 1위인 업비트와의 제휴가 뒷받침하면서 고객 수가 2020년 말 219만명에서 지난해 말 717만명으로 50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실적도 덩달아 좋아졌다. 수신은 2020년 말 3조75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1조3200억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여신도 2조9900억원에서 7조900억원으로 늘었다. 이 영향에 케이뱅크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84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첫 연간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케이뱅크가 본격적으로 IPO 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업 가치에 관심이 모인다. 증권가에서는 인터넷 은행에 PBR(주가순자산비율) 5~6배 수준을 적용하는 것이 적정하다며 케이뱅크의 추정 시가총액을 9조~10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장외 시장에서는 7조원대에서 거래되는데,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장외시장 추정 시가총액은 7조7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케이뱅크가 본업의 경쟁력 보다는 업비트에 의존해 성장해왔다는 점, 비교기업으로 유력한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하락세를 맞고 있다는 점,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같은 정책 리스크가 있다는 점 등은 기업 가치 산정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올해 IPO 시장에 새로운 대어가 등장할 것으로 보이면서 주관사 선정부터 시장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IPO 주관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시장에서 인기가 있을 법한 딜을 받아와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성장세가 뚜렷하고 스토리가 있는 기업이 유리한데 케이뱅크의 경우 업비트와 제휴가 돼 있다는 세일즈 포인트가 있어 인기가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