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과 컨소시엄 구성한 체코 및 폴란드 원전 수주 가능성 높아져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대우건설의 2020, 2021년 해외수주액 비교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대우건설이 지난해 해외에서 나홀로 불황을 겪었다. 국내 주택사업이 탄탄히 받쳐주며 한 해 동안 매 분기별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성적을 내놓으면서도 해외부문은 직전해 대비 80%이상 급감한 성적을 내놓은 것이다. 특히 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총액이 300억달러를 돌파하며 삼성물산,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등 주요 건설사가 직전해보다 두드러진 성과를 낸 것에 비하면 유난히 초라한 결과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해 해외에서 6억3543만 달러(한화 7612억원)를 수주했다. 이는 직전 해에 39억428만 달러(한화 4조6773억원)를 확보한 것에 견주어보면 83%나 급감한 수준이다. 건설사를 수주액 순으로 나열해보면 11위에 그친다. 해외건설 신규수주 순위가 10위 밖으로 밀려 난 것도 40여년 만이다.

수주한 사업의 내용은 ▲베트남 THT 2단계 빌라 공사 ▲베트남 푸꾸욱 주거개발사업 1단계 ▲싱가포르 크로스 아일랜드 라인-CR108 공구 등이다. 대우건설이 두각을 드러내던 플랜트분야 수주는 없이 주로 주거지 개발 및 지하철 공사가 주를 이룬다. 수주 지역 역시 과거 수주 텃밭이던 중동지역 신규 수주가 전무하다.

대우건설은 해외건설업 면허를 취득한 1976년 이래로 에콰도르,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등 해외시장을 개척하며 해외건설의 붐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LNG플랜트나 발전플랜트 등 부가가치가 높은 플랜트 부문에서는 해외 각국을 노다지로 여기며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저조한 수주실적이 선택적 수주의 결과라는 회사 측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대우건설 입장에서는 실제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 현장과 이라크 알포 항만공사, 리비아 가스터빈 발전소 등이 코로나19, 내전 등으로 인해 사업이 중단돼있는 상태여서 올해 해외부문은 일단 사업장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사업장 재가동 뿐 아니라 덩치 큰 신규수주도 기대되고 있다. 체코 원전 수주에서 경쟁자였던 중국 업체가 빠지면서 수주 가능성이 높아진 영향이다. 해당 원전 총 공사비는 25억달러 규모로 한화로 약 3조원에 달한다. 또한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에 나선 폴란드 원전 역시 좋은 결과가 기대되고 있다. 조영환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2년 건설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대우건설은 체코·폴란드 원전, 나이지리아·리비아·이라크 플랜트 등 다양한 수주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수주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대우건설의 주력 사업분야 중 하나인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및 원전 수주시장 전망도 밝다.

대우건설을 인수한 중흥 역시 해외사업 적극적 지원을 약속한 상태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한달 전인 지난해 12월 인수 계약 체결식에서 “대우건설은 해외건설 분야 역량이 뛰어나지만 지난 23년간 오너십의 잦은 변경으로 힘든 시기를 겪으며 맘껏 성장의 날개를 펼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우건설이 그동안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건설 기업으로 발전하는 방안을 찾겠다. 세계 초일류 건설 그룹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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