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지난해 미국서 149만대 판매···혼다 제치고 3위 달성
현대차·기아 모두 RV 차량 판매 비중 약 64% 달해
올해 해외 판매 목표 지난해 실적 대비 각각 10% 이상 상향조정

현대자동차와 기아 /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반도체 수급난에도 미국에서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올해 해외 목표 판매량 역시 상향 조정하며 수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 및 기아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판매량을 포함해 총 78만7702대를, 기아는 70만1416대를 판매했다. 지난 2016년 현대차 77만5005대, 기아 64만7598대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종합 판매량으론 현대차그룹이 총 148만9118대를 판매하며 브랜드 판매량 3위에 올랐다. 지난해에 비해 판매량이 21.6%(현대차 23.3%, 기아 19.7%) 증가했다. 1위는 토요타(233만2261대), 2위는 포드(미공개)가 차지했다. 혼다(146만6630대)는 4위로 현대차그룹에 밀렸다.

현대차의 실적을 견인한 모델들은 대부분 RV(레저용차량) 모델이다. 현대차는 RV 부문에서 투싼(15만949대), 싼타페(11만2071대), 코나(9만69대), 팰리세이드(8만6539대) 순으로 판매했다.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의 RV 판매량은 총 50만9957대로 전체 판매량의 64.7%를 차지했다. 승용 부문에선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가 12만3775대, 쏘나타가 9만3142대 팔려 실적을 견인했다.

기아 역시 RV 부문에서 강세를 보였다. 기아의 RV 차량은 스포티지(9만4601대), 텔루라이드(9만3705대), 쏘렌토(8만1785대), 쏘울(7만5126대) 순으로 판매고를 올렸다. 기아의 RV 판매량은 44만7932대로 전체 판매량의 63.9%에 달했다. 승용 부문에선 K3(현지명 포르테)가 11만5929대, K5(현지명 뉴옵티마)가 9만2342대 판매됐다.

현대차그룹은 생산일정 조정 및 공급사와의 협력을 통한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 구축으로 반도체 수급난 여파를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는 이러한 호실적 달성에 올해 수출 판매량 목표를 지난해 실적 대비 각각 13.5%, 15.4% 상향조정했다. 국내 판매 목표를 0.7%, 5.0% 상향조정한 것과는 비교되는 모습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해외 판매 목표를 각각 359만1000대, 258만8000대로 설정했다.

한편,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시장서 판매되기 시작한 아이오닉5의 실적은 153대에 그쳤다. 아직 첫 달 판매에 그쳐 향후 실적을 예단하긴 어렵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바이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으로 판매여건이 좋은 상황은 아니다. 바이아메리칸은 미국의 자국 상품구입 촉진정책으로,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한해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러한 이유로 현대차는 미국 현지 공장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생산노조의 반발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미국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설립하면 국내 생산 물량이 줄어 일자리가 감소할 위험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목표에서 미국시장을 대상으로 제네시스 및 SUV 판매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유럽시장에서 전기차(EV) 및 하이브리드차(HEV) 등 친환경차 판매를 확대한다고 전한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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