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휴먼스케이프 인수설에 “협력 관계일 뿐” 일축
디지털 헬스케어 CIC 설립···“글로벌 시장 진출 준비 중”
카카오 자회사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 ‘박차’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디지털 헬스케어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카카오가 사업 본격화에 나섰다. 최근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노리면서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도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특히 의료 빅데이터 스타트업 휴먼스케이프 인수를 통한 영역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이어지고 있다.  

6일 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달 6일 설립한 디지털 헬스케어 전담 CIC(사내독립기업)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디지털 건강 관리와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CIC 대표에는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가 선임됐다. 2019년 미국의료정보학회(HIMSS)로부터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리더 50인에 선정된 황 대표는 20개 이상의 해외 병원들과 디지털 병원 혁신사업을 추진한 인사다. CIC의 정식 명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간 IT 업계에선 카카오가 블록체인 기반 의료 빅데이터 스타트업인 휴먼스케이프를 인수해 글로벌 헬스케어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1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면서 휴먼스케이프의 지분 20%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당초 휴먼스케이프를 주축으로 한 헬스케어 사업 확장을 계획했지만, 투자를 통한 협력 관계로 일단락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 휴먼스케이프가 ‘카카오헬스케어’로 사명 변경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카카오의 휴먼스케이프 인수설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날 카카오와 휴먼스케이프는 해당 내용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면서도 협력 관계는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휴먼스케이프의 사명 변경은 들어본 적 없는 내용”이라며 “투자를 통해 협력을 논의하는 기업일 뿐 현재 인수와 관련해 예정된 건 없다“고 못박았다.

휴먼스케이프 관계자도 “사명 변경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카카오가 자사의 전략적 투자자인 건 맞지만, 현재로선 협력 논의만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카카오는 투자 전문 자회사 카카오벤처스·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중심으로 다수의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카카오의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 현황 표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2015년 AI 의료영상 진단 스타트업 루닛, AI 바이오 전문 스탠다임을 시작으로, 지난달엔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통해 AI 신약 설계 스타트업 갤럭스에 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2017년 설립된 카카오 AI 연구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은 앞으로 AI 신약 개발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 및 공동 연구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본격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앞서 2018년 8월엔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국내 첫 의료 데이터회사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2019년 12월엔 연세대의료원과 파이디지털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카카오는 일찍이 의료 빅데이터 사업 투자를 위해 기반을 다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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