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OLED 참전, 생태계 확대에 긍정적”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LG전자가 올해 글로벌 TV시장 침체 우려 속에서도 프리미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경쟁력 강화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42·97인치 OLED TV를 출시해 라인업을 늘리고, 인공지능(AI) 프로세서 ‘알파9 5세대’를 탑재해 화질과 음질을 개선한다. 삼성전자 OLED TV 시장 참전도 생태계 확장 측면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LG전자의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는 4일 온라인 간담회를 개최하고 2022년형 TV 라인업과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형세 HE사업본부장 부사장, 이상우 TV사업운영센터장 전무, 남호존 HE연구소장 전무, 백선필 TV CX담당 상무가 참석했다.
◇ AI 프로세서 '알파9 5세대' 탑재···LCD 라인업도 강화
LG전자는 올해 OLED 라인업에 세계 최소와 최대 크기인 42·97인치 TV를 추가할 예정이다. 42인치는 세컨드·게이밍 TV를 찾는 수요층이 목표고, 97인치는 초대형 시청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한다. 기존 48·55·65·77·83·88인치에 더해 TV가 필요한 모든 공간에서 OLED 제품을 즐길 수 있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발광 효율을 개선한 차세대 OLED 패널을 사용한 ‘올레드 에보’ 라인업도 늘어난다. 지난해 1개 시리즈 3개 모델에서 올해는 2개 시리즈 11개 모델로 확대한다. 올레드 에보는 LG전자 독자 영상처리기술을 통해 더 밝고 선명한 화질을 표현한다. 또 복합섬유구조를 활용한 신소재를 적용해 65인치 신제품은 45% 더 가벼워졌다.
OLED TV AI 프로세서는 알파9 5세대 제품이 탑재된다. 화면에 보이는 장면을 수천개의 작은 구역으로 구분해 구역별 고명암비(HDR) 효과를 극대화하고, 색 표현력도 개선했다. 2채널 음원을 가상 입체 음향으로 변환해 실감 나는 사운드도 즐길 수 있다. 백선필 상무는 “OLED를 구동하는 메인 브레인인 시스템온칩(SoC)의 성능이 중요한데, 새로운 알파9 프로세서가 기존 대비 훨씬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액정표시장치(LCD) 부문 프리미엄 라인업도 강화한다. 고색재현 기술인 ‘퀀텀 나노셀 컬러 테크놀로지’를 적용하는 LG QNED 라인업은 미니 LED TV인 QNED 미니 LED와 일반 모델인 LG QNED까지 확대한다.
◇박형세 부사장 "삼성전자 OLED 진입해도 전략 변경 없어"
올해 TV시장이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LG전자는 OLED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시장 변화 대응에 나선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TV시장 출하량이 2억1570만대로 지난해(2억1660만)보다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간 TV 출하량이 2억1500만대 수준까지 떨어지는 건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보복 소비 둔화에 따른 TV 수요 감소가 원인으로 풀이된다.
박 부사장은 “전체 TV 수요는 지난 15년 동안 항상 2억에서 2억2000만대 수준을 유지했다. 그래서 올해 TV 수요가 줄더라도 이 정도는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프리미엄 TV 위주로 판매 확대를 도모하고 있고, 그 중심에는 올해도 OLED가 주력으로 활약한다고 전망하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LG전자 TV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3%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며 “1000~1500달러(약 119~179만원)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이 최소 2~4%포인트 신장했기 때문에 OLED 비중을 늘려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 부사장은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OLED TV 출시는 긍정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OLED에 진입한다는 건 아직 들은 바 없다”면서도 “LG전자는 다양한 기술이 내재화된 OLED 제품을 꾸준히 소개해왔기 때문에 경쟁사가 추가로 진입한다고 해도 마케팅 전략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합류한다면 OLED 시장과 생태계 확대에 아주 긍정적인 요소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LG전자는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급증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대처하기 위해 운영 역량을 강화한다. 박 부사장은 “물류비와 재료비 증가는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 오퍼레이션 역량 강화를 위해 TV 사업운영센터를 만들었다. 생산지 전략이나 물류 전략, 재료비 절감을 위한 최적화 운영 전략을 지속적으로 수립할 것”이라며 “반도체 수급 이슈가 심각하지만, 주요 반도체들을 이원화 또는 삼원화해서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놨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