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대표

박관우/사진=이하은 기자
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대표/사진=이하은 기자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올해 메타버스와 관련해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기업 중 하나는 위지윅스튜디오다. 위지윅스튜디오는 모기업 컴투스의 자금과 자체 경쟁력을 토대로 트랜스미디어 콘텐츠 그룹으로 성장했다. 

실제 위지윅스튜디오는 올해 컴투스로부터 총 2507억원의 투자를 받고 콘텐츠 IP확보를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인수를 단행하고 있다. 최근 래몽레인 상장을 비롯해 아티스트 컴퍼니 인수계획을 밝혔다. 위지윅의 기업 가치는 지난 1월 약 1900억원에서 현재 약 1조7000억원 규모로 9배 가량 성장했다.  

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대표는 컴투스 CMVO(Chief Metaverse Officer)를 맡게 되면서 메타버스 사업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게 됐다. 최근 컴투스와 개발하고 있는 메타버스 프로젝트 ‘컴투버스’를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위지윅스튜디오가 그리는 메타버스의 모습을 엿보기 위해 누구보다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박 대표를 만났다. 


아래는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

- 컴투스와 위지윅스튜디오가 구상하는 메타버스의 모습은 어떠한 것인가.

디지털 전환 차원에서 메타버스를 이해해야 한다. 현재 우리의 삶 자체는 50% 정도 디지털화가 진행됐다고 본다. 업무뿐만 아니라 여가 생활도 디지털 안에서 일어날 것이다. 결국 우리 삶이 디지털 안으로 들어가는 삶의 이동이다. 처음엔 컴투스 그룹도 메타버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 우리는 디지털전환 차원에서 메타버스를 접근하니 답이 나왔다. 지난 9월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단계적 로드맵을 만들었다. 

- 최근 컴투스가 ‘컴투버스’ 프로토타입 영상을 공개했다. 기존 플랫폼과 차별점은 무엇인가.

기존의 메타버스 플랫폼의 경우 하나의 서비스 영역을 메타버스에 만든 것이지 삶 자체를 만든 것은 아니다. 컴투버스는 도시계획과 비슷하다. 판교 테크노밸리처럼 기업을 먼저 입주시키고 경제 인구가 늘면 자연스럽게 편의시설부터 쇼핑시설, 공공시설이 생기고, 이곳에서 여가를 보내게 된다. 메타버스의 첫단추는 반드시 일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우리가 표방하는 메타버스의 사용 대상은 경제인구다. 로블록스나 제페토와는 다르게 전 연령층이 거부감 없이 쓰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이를 시작으로 삶의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오피스월드, 커머스월드, 테마파크월드, 커뮤니티월드로 이뤄진 도시를 만들려고 한다.

- ‘리브투언(Live to Earn)’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컴투버스에서 경제·사회·문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초석은 경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 우리는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하려고 한다. 게임분야에서 P2E(Play to Earn)가 사업모델로 떠올랐다. 컴투버스 안에도 리브투언의 개념을 넣을 것이다.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토큰으로 보상받게 된다. 실물화폐로도 교환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또 부동산을 NFT화해 소유권을 증명하고, 거래하도록 지원하는 등 경제시스템을 구현하려고 한다. 

- 컴투버스 출시 일정이 궁금하다.

컴투버스 알파버전이 내년 4분기 출시된다. 이때 컴투스 그룹사 2500명이 모두 입주할 계획이다. 2023년 1분기 베타버전을 열고 파트너사가 입주한다. 현재 유통, 금융, 쇼핑,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사를 만나고 있다. 내년 초에 파트너십 양해각서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월드 이후 커머스월드를 이어서 바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거버넌스 토큰인 C2X는 내년 상반기에 발행·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컴투버스 시연 영상/ 사진=컴투스
컴투버스 시연 영상/ 사진=컴투스

- 위지윅스튜디오는 CG·VFX, AR·VR·XR 기술 등 메타버스 경쟁력을 갖췄다. 컴투버스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컴투버스의 전체적인 컨셉을 잡는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 콘텐츠도 위지윅에서 만든 것이다. 콘셉트 영상에 나온 것처럼 컴투버스를 구현할 계획이다. 위지윅은 영상물을 기반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왔기에 경험이 축적돼 있다. 

또 메타버스 밸류체인을 확장하는 의미에서 비전(vision) AI 원천기술을 보유한 시어스랩에 투자했다. AR·MR 등 온·오프라인이 융합되는 메타버스 솔루션에 반드시 필요한 회사다. 시어스랩의 비전AI 강점은 휴먼 언더스탠딩, 즉 사람에 대한 이해가 높단 것이다. 본인과 비슷한 3D 아바타를 생성하는 것도 비전AI 기술이다. 컴투버스에서 사용자 아바타를 생성하는 데 시어스랩 기술이 탑재된다.

- 올해 메타버스 제작 스튜디오인 'XR스테이지'를 구축했는데, 어떻게 활용되는가.

확장현실(XR)은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이용해서 영상콘텐츠를 만드는 개념이다. 예전에 블루스크린에서 촬영한 후 후반작업으로 디지털시각효과(VFX)를 입혔다. 이제는 XR스테이지와 게임엔진 기술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블루스크린이 아닌 LED패널에 배경을 생성할 수 있다. 여기에 XR 기술을 적용해 LED패널 밖으로도 배경이 이어진다. 또 게임 엔진을 통해 카메라의 움직임에 따라 포커스뷰가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현장에서 배경을 합성할 수 있고, 여러 배경을 즉각적으로 교체할 수 있다. 기존에는 불가능한 작업들이었다. 김포와 파주에 XR스테이지가 있으며 파주는 국내 최대 규모로 최근 에스파와 AOMG의 스트리밍 콘서트를 열었다. 

콘서트뿐만 아니라 쇼케이스, 전시회, 키노트 행사, 드라마 제작 등 활용도가 굉장히 높다. 앞으로 모든 콘텐츠 제작방식이 XR로 갈 것이다. 향후 XR기술을 적용한 공연을 컴투버스 내에서 관람하도록 연결하려고 한다.

- 최근 래몽래인이 상장이 화제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지속해서 콘텐츠 밸류체인을 확보하고 있는데, 메가스튜디오가 전진기지 역할을 할 거라는 관측이다.

메타버스와 더불어 콘텐츠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게 위지윅의 핵심 사업이다. 래몽레인 상장으로 드라마 분야의 파이를 키울 것이다. 콘텐츠 업계 영향력을 키우는 동시에 위지윅 산하의 콘텐츠 제작사와 IP 제작사를 묶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 회사를 인수합병(M&A)해서 1년에 10편 이상 콘텐츠를 생산하는 메가스튜디오를 만들려고 한다. 원천 IP회사, 드라마·영화제작사, 후반작업회사, 촬영장비 대여회사 등을 하나의 큰 팟(pot)에 담는 작업이다.
 
- 계열사를 통해 확보한 콘텐츠 IP를 기반으로 한 사업 전략은.

메가스튜디오를 통해 트랜스미디어 사업을 본격화한다. OSMU와는 다른 개념으로, OSMU는 하나의 콘텐츠가 뜨면 이를 등에 업고 다른 미디어 통해서 콘텐츠를 확장하는 전략이다. 위지윅의 전략은 좋은 IP가 있으면 동시에 확장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초기 기획부터 웹툰, 영화, 드라마, 게임까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초기부터 틀을 짜는 전략이다. 물론 이미 갖고 있는 콘텐츠도 게임이나 영화, 드라마로 확장하려고 한다. 서머너즈워의 경우 애니메이션화를 준비하고 있다. 

- 2022년 새해를 맞이했다. 위지윅이 그리는 미래는.

앞으로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노동시간이 줄고 여가시간이 늘어날 것이다. 갑자기 생긴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묻는다면 메타버스가 대안이라고 답하고 싶다. 지금은 업무와 관련해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지만, 미래에는 여가생활로서 메타버스가 중요해진다. 콘텐츠가 필요해지고 소비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위지윅과 컴투스는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세상을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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