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10개월 만에 친정 발령 받아···한의약정책과장 역임, 한의약 전문성 높아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질병관리청에서 보건복지부 복귀를 추진했던 강민규 국장이 결국 복지부에 돌아왔다. 지난 2019년 초 복지부를 떠난 지 2년 10개월만이다.
복지부는 지난달 31일자로 그간 공석이었던 한의약정책관에 강민규 질병청 수도권질병대응센터장이 임명됐다고 전날 저녁 발표했다. 30일 복지부 안팎에서는 강 센터장이 한의약정책관에 확실하다는 하마평이 돌았다. 이어 이날 저녁 질병청은 윤현덕 복지부 국립소록도병원장을 수도권질병센터장에 발령 냈다고 발표해 강 센터장의 전보 발령을 시사했다.
한의약정책관의 경우 지난 6월 30일 이재란 전 정책관이 명예퇴직한 이후 공석이었다. 당초 공모직이던 한의약정책관이 개방형직위로 변경된 상황에서 6개월 공석 상태가 이어졌다. 참고로 공모직은 공무원만 지원 가능한 직위다. 개방형직위란 민간인도 지원 가능한 직위를 지칭한다. 개방형직위 인선절차를 담당하는 인사혁신처는 한의약정책관 서류 전형과 면접을 거쳐 지난 9월 최종 후보 2명을 복지부에 통보했다. 이에 청와대 인사검증 절차를 감안하면 10월 경 임명이 전망됐지만 예상보다 늦게 연말에야 한의약정책관이 확정된 것이다.
한 관가 소식통은 “당초 인선 초기에는 복지부에서 한의약정책과장을 역임했던 강 정책관이 앞서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며 “만약 이 구도가 그대로 이어졌다면 정책관 공석 기간이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강 정책관 유력설이 약해지면서 이번에는 같이 지원한 민간 전문가 발탁설로 전환된 다음 막판 다시 강 정책관 유력설로 변경되는 등 복잡한 우여곡절이 많았다”라며 “재공모설까지 돌았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라고 전했다.
강 정책관은 당초 복지부에서 장기간 근무한 정통행정관료다. 행정고시 38회로 관가에 입문한 그는 복지부에서 아동청소년권리과장과 건강정책과장, 한의약정책과장, 노인정책과장, 노인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9년 2월부터 국방대학교 교육훈련 파견근무를 다녀온 그는 같은 해 12월 질병관리본부 기획조정부장으로 업무에 복귀했다. 이어 2020년 9월 질본의 질병청 승격 이후에도 남아 수도권질병센터장으로 활동했다. 한 소식통은 “질병청 승격 후 복지부 출신 염민섭 국장과 김상희 국장은 순차적으로 복지부에 복귀했다”며 “강 정책관도 추진했지만 이번에 2년 10개월 여만에 복지부 복귀에 성공했다”고 정리했다.
실제 강 정책관은 지난 7월 공모직인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에 지원하는 등 친정 복귀 의사가 강력했다고 질병청 직원들은 전했다. 복지부에서 질병청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하는 강 정책관 지인은 “그는 행시와 사법고시에 모두 합격한 능력자”라며 “늦었지만 복귀 의지를 실천한 강 정책관이 복지부에서 좋은 활약을 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한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에 강 정책관이 복지부에 돌아옴으로서 사실상 복지부와 질병청 인력 배치가 완전히 끝났다고 볼 수도 있다”며 “현안이 많은 한의약정책관에 한의약 업무 경험이 있는 강 정책관 발령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강 정책관 후임자에 임명된 윤 센터장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행시 출신 고위직을 지방 병원장에 임명했던 부적절한 인사가 이번에 바로잡혔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