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에 비해 낮은 품질···'차라리 비 맞겠다' 원성
편의점·다이소, 비슷한 비닐우산 다른 가격으로 책정
다이소, 편의점보다 절반 가격에 가성비도 좋아···“균일가 정책 때문”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갑자기 내리는 눈, 비. 미리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이 급하게 우산을 구매하는 곳은 바로 편의점이다. 편의점은 매출이 평소 대비 크게 감소해 눈, 비를 반기지 않는다. 대신 편의점에서는 이 기간 우산 판매량이 늘어 우산의 마진율이 날씨로 줄어든 매출을 보전하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장마, 눈 시즌이 되면 편의점 우산 판매량이 급증한다. 특히 올해는 6월부터 장마가 시작돼 우산 수요가 컸다. 옥션에 따르면 올 6월1일부터 14일까지 우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
편의점에서도 올해 우산 판매량이 두 자릿수 이상 신장했다. 6월1일부터 7월23일까지 CU에서는 우산 판매량이 전년 대비 23.2% 올랐고, GS25도 21.6% 신장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 21.6%, 미니스톱 13.7% 판매량이 증가했다.
장마철이나 눈이 내리는 시즌이 되면 편의점에서 급하게 우산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편의점 비닐우산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통 비닐우산은 일회용성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6000원대의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실제 기자가 편의점 우산 가격을 파악해본 결과, 편의점 비닐우산은 55㎝와 60㎝로 나뉘었다. 55㎝ 기준 투명우산, 화이트우산은 4500원이었고, 60㎝ 투명우산, 블랙우산은 6000원이었다.
반면 다이소에서는 비닐우산이 48㎝, 55㎝, 60㎝ 등 3가지로 나뉜다. 48㎝ 불투명우산은 1500원, 55㎝ 블랙우산은 2000원, 60㎝ 화이트·블랙우산은 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즉 단순비교하기 어렵지만 60㎝ 기준으로 가격을 단순 비교하면 다이소의 우산이 편의점 우산 대비 반값에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소재,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책정된다”고 짧게 답했다.
특히 품질면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6000원을 주고 구매해야하는 경우, 편의점은 비닐우산에 불과하지만 다이소는 장우산 구입이 가능하다. 심지어 다이소는 모든 제품을 ‘5000원 이하’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장우산 가격도 5000원만 내면 구입이 가능하다.
대학생 정아무개씨(24)는 “급하게 우산을 사는 경우가 많아서 신발장에 편의점 비닐우산만 5개”라면서 “살 때마다 비를 맞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싸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아무개씨(29)도 “구매할 때마다 망설이게 된다”며 “비닐우산일 뿐인데 가격이 높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편의점 업계는 비닐우산 마진은 ‘대외비’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다만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1만원 안팍의 PB우산의 마진은 50%로 높은 축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편의점주들 사이에서는 장마철 편의점을 찾는 손님이 평소 대비 적어도, 우산 판매가 저조한 판매율을 대신할 수 있어 우산을 일부러 매대나 편의점 입구에 배치한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이에 반해 다이소는 비닐우산을 편의점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용품점을 지향해 다른 유통 채널과 다른 가격 저액을 갖고 있어 편의점보다 저렴하게 우산을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소에 따르면 다이소는 상품 가격대를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등 6가지로 나눠 판매한다.
다이소 관계자는 “일반적인 유통 채널은 상품의 원가에 마진을 더해 판매가를 정하지만 다이소는 6가지 가격대가 정해져 있어 포장 등을 최소화해 고객님이 만족하실 수 있는 가격에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