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포·화웨이·아너, 폴더블폰 공개···가격 경쟁력은 삼성전자 우위

오포·화웨이·아너 폴더블폰 사양. /자료=각 사,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폴더블폰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새해 시장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경합 구도가 치열해지고 있지만, 폴더블폰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 삼성전자 입지는 굳건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추격을 위한 중국 제조사들의 과제는 원활한 패널 공급이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포, 화웨이, 아너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최근 폴더블폰 시장에 참전했다. 오포는 지난 15일 폴더블폰 ‘파인드 N’을 공개했다. 화면이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구조로 디스플레이에 초박형강화유리(UTG)를 적용해 내구성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오포 측은 제품을 20만번 접었다 펴도 사용에 이상이 없다며 경쟁사 폴더블폰보다 화면 주름이 최대 80% 개선됐다고 삼성전자를 겨냥했다.

화웨이는 지난 23일 ‘P50 포켓’을 출시했다. ‘갤럭시Z플립3’처럼 위아래로 접히는 제품으로 독자 개발한 ‘멀티 디멘션 힌지(Multi Dimensional hinge)’ 기술을 활용, 접혔을 때 두께를 최소화했다. 후면에 4000만 화소 메인 카메라가 탑재됐으며 운영체제(OS)로는 화웨이 자체 시스템인 ‘하모니 OS2’를 적용했다.

화웨이에서 분사한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도 지난 27일 폴더블폰 ‘매직 V’ 이미지를 공개했다. 외부 스크린과 화면을 접었을 때 크기가 각각 6.5·8인치다. 펼쳤을 때 크기가 7.6인치인 ‘갤럭시Z폴드3’보다 크다. 매직 V는 새해 초를 겨냥했다. 샤오미도 새해 상반기 중 ‘미믹스 폴드2’를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은 삼성전자가 우위에 있단 분석이다. 플립3 국내 출고가는 125만4000원으로 오포(약 143만원), 화웨이(약 167만원), 아너(약 130~142만원)보다 약 5~42만원 저렴하다. 화웨이 P50 포켓의 경우 가장 고가지만, 미국 제재 영향으로 5세대 이동통신(5G) 대신 LTE(4G)만 지원된다는 사실도 약점으로 평가된다.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사진=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사진=삼성전자

가격 기반으로 삼성전자는 새해 폴더블폰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올해 85%의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새해에도 선두를 수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경쟁이 심화되면서 내년 점유율은 74%로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갤럭시Z 시리즈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폴더블폰에서는 삼성전자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점유율 선두는 주요 경쟁 업체라고 할 수 있는 애플이 들어오기 전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애플은 오는 2024년쯤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 업체들이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아성에 도전하려면 패널 물량 수급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폴더블폰 생산을 위해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과 초박형유리(UTG) 공급이 중요한데, 삼성디스플레이가 양산 기술력을 갖췄다. 삼성디스플레이 생산 역량에 한계가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 BOE도 폴더블 OLED 패널을 생산하고 있지만, 삼성디스플레이보다는 품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공개된 중국 업체들의 스마트폰에는 삼성디스플레이(오포), BOE(아너), 비전옥스(화웨이) 패널이 각각 탑재된다.

이윤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폴더블 패널 생산량은 한정됐다. BOE나 다른 업체들도 폴더블 패널에 진입하고 있지만, 삼성디스플레이만큼의 품질 경쟁력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중화권 업체들에 공급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이슈”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 먼저 조달한 뒤 남은 생산량을 배분해줘야 하는데, 가능할지 회의적인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화권 업체들이 삼성전자 폴더블폰만큼의 내구성이나 심미성으로 소비자 구매를 유인할 수 있을지도 조금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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