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력다소비 기업 2·3위 현대제철·포스코···전기요금 부담 커
“원가에 전기요금 차지하는 비중 커···인상분 반영 안 되면 경영부담 커져”
철강가격 인상 되면 산업 전반 인플레이션 우려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제공

[시사저널e=서지민 기자] 한국전력이 내년도 전기요금 인상안을 확정하면서 원가에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철강업계의 원가부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28일 한전은 내년도 기준연료비 인상안을 공시했다. 구체적으로 기준연료비를 4·10월에 나누어 각각 4.9원/kWh씩 총 9.8원/kWh 인상한다. 또 4월부터는 기후환경요금도 2원/kWh 올라 7.3원/kWh이 된다. 내년 1년 동안 총 kWh당 11.8원이 인상되는 셈이다. 한전 측은 이번 전기요금 조정으로 2022년 1분기 기준 5.6%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 효과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이 대폭 인상되는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한전은 요금인상과 관련해 “이번 전기요금 조정은 올해 도입한 연료비 연동형 요금제의 도입 취지에 맞게 국제 연료가격 상승분과 기후 환경비용 증가분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철강업계의 비용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전력다소비 기업 중 2위가 현대제철, 3위가 포스코다. 전기요금은 현대제철의 경우 한 해에 1조원대 중반, 포스코도 1조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의 경우도 2000억원에서 2500억원 사이인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철강업계의 경우 제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전기요금의 비중이 매우 크다. 전기요금 인상률은 철강기업들의 전기요금에 그대로 반영되는데, 5.6%면 큰 수치”라고 밝혔다.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철강업계의 실적도 올해 수준을 기록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내년도 전기요금 인상분이 원가에 그대로 반영된다면 철강업계의 부담이 덜하겠지만, 이마저도 시장상황을 고려하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안 좋으면 제품 원가에 전기요금 인상분을 반영하기 어렵다”라며 “시장상황에 따라 철강사들이 경영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도 “올해는 과수요가 붙어서 업황이 좋았지만, 내년은 올해 정도의 업황을 기대하지는 않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내년에도 오미크론 이슈가 계속 이어질 거고, 경기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본다. 이런 상황을 다 고려하면 전기요금 인상분을 무조건 가격에 반영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전기요금 인상이 산업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철강제품은 자동차, 선박, 건설, 기계설비, 가전 등 산업전반에서 쓰이는 만큼 가격이 오르면 다른 제품가 인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은 철강사들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예를 들어 전기차 산업을 보면, 전기차에 들어가는 강판가가 오르면 전기차 가격이 오르고, 전기차 충전비용도 오르는 거다. 소비자들에게도 연쇄적으로 전기요금 인상분이 체감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