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소 기술·개인화 알고리즘 적용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LG디스플레이가 기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보다 휘도를 30% 개선하고, 색 표현력을 높인 차세대 TV 패널 ‘OLED.EX’를 공개했다. 내년 2분기부터 경기도 파주와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생산되는 OLED TV 패널 전 시리즈에 적용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29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OLED.EX를 공개했다. 이 패널은 유기발광 소자에 중수소 기술과 개인화 알고리즘을 적용해 밝기를 높이고, 색을 정교하게 재현할 수 있다. 베젤(화면 테두리)은 65인치 기준으로 기존 6밀리미터(mm) 대에서 4밀리미터대로 30% 감소해 화면 몰입감도 높아졌다.
OLED.EX란 이름은 끊임없는 진화(Evolution)를 통해 진화된 경험(Experience)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2013년에 세계 최초로 OLED TV 패널 양산에 성공한 이후, 10년간 축적된 OLED 기술력을 결집한 OLED.EX로 TV 화질의 한계를 또 한 번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OLED.EX 유기발광 소자의 주요 요소는 수소 원소보다 안정된 구조의 중수소다. 일반 수소보다 2배 무거운 이 물질은 기존 소자보다 물리적으로 안정돼 고효율을 오랫동안 유지한다. 이를 통해 장시간 동안 밝은 빛을 내보낼 수 있다.
이 패널은 새로운 원소가 활용돼 재료비가 증가했지만, 생산성을 개선해 패널 자체 원가 상승은 최소화할 예정이다. 오창호 LG디스플레이 대형사업부장 부사장은 “2~3차 협력업체는 중수소 재료를 만들고 치환하느라 설비투자가 있었고 그것 때문에 원가 상승 요인이 다소 있었지만, 나머지 부분을 감소시켜 원가 상승 압력을 최소화했다”며 “실제 세트 가격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 부사장은 “LED를 쓰는 LCD(액정표시장치) 제품은 백라이트를 얼마나 밝게 하느냐에 따라 휘도가 결정된다. 백라이트가 밝을수록 얼마든지 밝게할 수 있다”며 “OLED는 소비전력, 화질을 모두 포함한 퍼포먼스로 인정받고 있다. LED는 차별화할 게 딱히 없어서 휘도만 상승하고, 눈 건강에 좋지 않은 디바이스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OLED.EX에는 LG디스플레이가 독자 개발한 머신러닝 기반의 개인화 알고리즘도 적용됐다. 이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시청 패턴을 학습한 뒤 8K 해상도 기준 3300만개 유기발광 소자 개별 사용량을 예측한다. 에너지 투입량을 정밀하게 제어해 영상의 디테일과 색 표현력을 정교하게 만들었다. 패널 베젤은 30%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EX를 내년 2분기부터 OLED TV에 적용한다. 내년 OLED TV 출하량의 70%는 OLED.EX가 적용되고, 30%는 기존 OLED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오 부사장은 “올해 전체 TV 시장이 지난해 대비 12% 역성장하는 와중에도, OLED 제품은 약 70% 성장이란 성과를 거뒀다”며 “OLED 소자의 진화, 알고리즘의 진화, 디자인의 진화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