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사업장폐기물 소각기업 인수 이어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제작기업 삼강엠앤티 경영권도 확보
2023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자 계획
"친환경 신사업 개발과 기술혁신기업 M&A 추진할 것"
[시사저널e=정준화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SK에코플랜트의 M&A(인수합병)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ESG를 기업 경영의 새로운 핵심가치로 삼고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2023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신사업 개발과 기술혁신기업과의 M&A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먼저 친환경 사업은 지난해 인수한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앵커(Anchor)로 활용하며 수처리를 포함한 소각·매립분야 등 다운스트림 사업을 선도하고, 볼트온(Bolt-on) 전략에 따라 기술혁신기업 M&A와 산업단지 신규 개발 등을 검토한다. 친환경 기술에 AI, DT(Digital Transformation) 기술을 접목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며 건축자재들도 친환경적인 생산방식을 최대한 적용한다. 폐기물 처리에 있어 분류, 수거 등 업스트림 분야도 중요하기 때문에 폐기물의 3R(Reduce, Reuse, Recycle) 활성화를 위한 정부 및 지자체들과의 협력관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수소연료전지 사업, RE100 사업, 해상풍력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가속화하고 그룹의 탄소중립(Net Zero) 실현에 기여할 방침이다. 더 나아가 국내에서 축적된 기술과 역량을 기반으로 아시아 거점국가의 현지 환경기업들을 인수하고 밸류체인을 구축해 아시아 전역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6월 대원그린에너지, 새한환경, 디디에스(DDS) 등 폐기물 소각기업 3곳을 인수한 데 이어 7월에도 추가로 3곳(도시환경, 이메디원, 그린환경기술)을 인수하며 아시아 대표 환경기업을 향한 행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로써 SK에코플랜트는 하루 968톤(의료폐기물 제외)의 사업장폐기물 소각용량을 보유한 국내 1위 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했고, 의료폐기물 소각용량 또한 하루 139톤으로 국내 시장점유율 2위로 도약했다. 특히 의료폐기물 소각의 경우 병원균의 2차 감염 우려로 규제가 엄격해 진입 장벽이 높으며, 인구 고령화와 소득 수준 향상에 따른 의료기관 이용 증가로 미래 성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는 의미가 크다.
SK에코플랜트는 또 지난 11월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제작기업 삼강엠앤티 지분 31.83%(1629만6413주)를 약 3426억원에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또한 삼강엠앤티가 발행하는 전환사채(CB)에도 약 1169억원(전환가능주식수 537만253주)을 투자한다. SK에코플랜트는 이를 통해 친환경 재생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해상풍력 발전시장 선점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강엠앤티는 1996년 설립돼 후육강관 및 조선, 플랜트 구조물들을 만드는 코스닥 상장사다. 국내 독보적 규모의 야드 및 접안부두 등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원자재인 후육강관의 제조역량까지 보유해 하부구조물 제작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대만이 주력 수출시장이며 글로벌 1위 해상풍력 개발사인 덴마크 오스테드(Orsted)를 비롯해 벨기에 얀데눌(Jan De Nul), 싱가폴 케펠(Keppel) 등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해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계약을 통해 해상풍력 발전의 핵심인 하부구조물 제작역량을 확보하고 늘어나는 동북아시아 수요에 대비해 생산량을 증설할 계획이다. 또한 그 동안 추진해오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0월 세계적인 연료전지 제작사인 미국 블룸에너지에 약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했다. 이 자금은 차세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 SOFC) 및 수전해설비(Solid Oxide Electrolyzer Cell, SOEC) 기술 개발과 생산공장 신설에 사용될 계획이다. 이를 통해 SK에코플랜트는 블룸에너지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차세대 기술개발을 통한 국내외 연료전지 시장 주도권 확보와 글로벌 수소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순환경제를 보다 구체화하는 단계별 성장 및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폐기물 소각·매립, 수처리 등 각각의 환경사업에서 연료전지, 태양광, 풍력, 폐기물 에너지화(Waste to Energy) 등의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연계된 '탄소중립 산업단지’를 개발하고 실증에 돌입한다. 더 나아가 탄소중립, 에너지자립, 자원순환, 스마트시티 솔루션을 종합해 폐기물 제로(Zero)와 탄소 제로가 현실화된 ‘제로시티(The Zero City)’를 구현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