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성향 홍진성 후보, 기아 새 노조 지부장 당선
고용안정·임금인상 공약···내년 노사 갈등 예고

기아 오토랜드. / 사진=연합뉴스
기아 오토랜드.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 새 노동조합 지부장 선거에서 강성 성향 후보가 당선됐다. 이에 따라 내년 임금협상에서 노사간 갈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기아 노조에 따르면 전날 열린 금속노조 산하 기아지부 27대 임원(지부장)선거 2차 투표 결과 홍진성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결선 투표에서 홍진성 당선인은 1만3874표(득표율 52.8%)를 얻어 1만1770표를 획득한 기호 3번 윤민희 후보를 제치고 차기 지부장에 뽑혔다.

지난 17일 열린 1차 투표에서도 홍 당선인은 득표율 35.4%를 차지해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신임 지부장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2년 간이다.

홍 당선인은 2000년 기아에 입사했으며, 노동계에서도 ‘강성’으로 분류된다. 2006년 미군기지 이전 반대 투쟁을 벌여 6개월 구속 수감됐고 이후 민주노총 대위원, 금속노조 중앙의원, 기아지부 대의원 및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고용도 임금도 복지도 최대로 쟁취하는 강한 노조’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기아 주요 생산 및 고용과 관련해 현대차와 차종 및 신차 분배 차별을 철폐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또 기아 오토랜드 광명(옛 기아 소하리공장)에 친환경차 전용 공장을 만들고, 광주공장을 수소차·다목적 차량 생산 기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화성공장도 기아 주력 공장으로 육성하도록 사측에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으며, ‘차량 온라인 판매’를 막아 판매사원들의 일자리를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직원 복지에 대해선 사측에 최대 성과급, 상여금 800%로 인상, 휴가비 및 교통비 인상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특히 기존 임금체계인 시급제에서 잔업(OT) 30시간을 기본 적용하는 ‘완전 월급제’로의 전환을 약속했다. 완전 월급제는 현재 기아 외에도 현대차, 한국GM 노조 지부장 등이 공약으로 내걸었다.

앞서 현대차 노조 새 지부장에도 강성인 안현호 후보가 최종 당선됐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완전 월급제를 포함한 상여금 전액 통상임금 적용, 정년 연장, 수당 인상 일반직과 여성 조합원 처우 개선, 4차 산업혁명 고용 대책 마련 등의 공약을 통해 강한 노조를 만들 것을 내세우며 회사와 갈등을 예고했다.

김준오 한국GM 새 지부장도 선거 공약에서 상여금 및 기본급 인상, 월급제 실시, 정년 연장 등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내년 임단협 과정에서 노사간 갈등이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노조가 정년연장, 임금인상, 완전 월급제 등을 주장하고 있지만, 사측은 전기차 시대 전환 및 코로나19, 반도체 대란 등의 문제로 인해 노조 요구를 전면 수용하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년연장의 경우 이미 지난해 임단협에서 사측이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새 집행부들이 재차 요구할 경우 양 측 입장차를 좁히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 업계는 생산직이 갈수록 고령화되면서 사측에선 임금에 대한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전기차의 경우 이전 내연기관 때보다 필요 생산인력이 30% 이상 줄어들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선 고임금 체제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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