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 ‘메노락토’ 447억원 등 건기식 매출 호조
대원제약, 건기식 업체 극동에치팜 141억원 인수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휴온스와 대원제약이 올해 사업다각화와 생산시설에 잇달아 투자를 진행했다. 이같은 투자를 토대로 두 업체는 코로나19 사태에도 5% 넘는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위권제약사가 신약 연구개발에 전력을 기울이는 반면 중견 제약사는 사업다각화에 투자하며 매출 규모를 늘리는 경영전략을 시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지난해 불어 닥친 코로나 여파로 중견제약사 투자가 원활하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올해 투자가 활발했던 중견제약사에는 휴온스와 대원제약이 포함된다.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공을 들이는 양 사는 올해 타 업체를 인수한 공통점도 갖고 있다.
우선 휴온스는 건기식 사업이 돋보인다. 지난해 4월 출시한 여성 갱년기 유산균 제품인 ‘엘루비 메노락토 프로바이오틱스’는 출시 8개월여 만에 2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올해도 호조를 보여 출시 후 올 3분기 말까지 매출이 447억원으로 집계됐다.
휴온스 자회사인 휴온스내츄럴은 지난 6월 ‘사군자추출분말’의 ‘남성 전립선 건강 유지 기능성’에 대한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을 획득했다. 현재 상품화를 준비하는 단계다. 의료기기사업도 활발하다. 현재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이오패치’도 지난 4월 출시돼 판매되고 있다. 이오패치는 웨어러블 약물 전달 솔루션 전문 기업 이오플로우가 개발한 인슐린 펌프다.
휴온스그룹 지주회사인 휴온스글로벌은 올 2월 휴온스블러썸(옛 블러썸엠앤씨)을 580억원 규모에 인수한 바 있다. 화장품 소품 제조업체 휴온스블러썸의 매출 외형은 확인되지 않았다. 인수 취지는 사업 확대를 통한 그룹 포트폴리오 강화다. 에스테틱 사업을 전개하는 휴온스 자회사 휴메딕스와 화장품·의료용기 업체인 휴베나 간 사업 연계가 진행 중이다.
휴온스는 지난 8월 경기도 과천에 530억원 규모의 R&D 센터를 착공했다. 오는 2023년 완공 예정이다. 이밖에도 휴온스는 지난 8월 에이치엘비제약의 비만치료 플랫폼 등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을 도입했다. 관계사인 휴메딕스는 지난 10월 미국 면역항암항체치료제 개발 기업 ‘키네타’에 200만 달러 규모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같은 활발한 투자와 사업을 통해 휴온스는 연결재무제표를 기준 올 3분기 누적 3231억79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에 비해 6.2% 성장한 실적이다. 휴온스 관계자는 “건기식 사업의 꾸준한 성장과 휴메딕스 에스테틱 사업부 호조, 1회용 점안제 수탁제조사업 등으로 인해 지난해보다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대원제약은 올 5월 건기식 업체인 극동에치팜 지분 5만9793주(83.5%)를 141억원에 취득하며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대원제약은 사업다각화에 비중을 두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업체 인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대원제약이 극동에치팜에 공을 들인 것은 인력 배치에서도 확인된다.
극동에치팜 대표에는 대원제약 향남공장 생산관리 책임자였던 황상철 상무가 임명돼 활동 중이다. 대원제약 오너 3세인 백인환 전무도 극동에치팜 경영진에 합류했다. 극동에치팜의 지난해 매출액은 230억원대로 파악된다. 대원제약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에 직접 영향을 줬다.
대원제약은 지난달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 ‘티지페논정(페노피브레이트콜린)’의 코로나 치료 목적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승인 받았다. 내년 2월 임상시험을 시작, 6월 모집 완료가 목표다. 티지페논은 지난해 매출이 1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집계된다. 앞서 대원제약은 먹는 GLP-1 계열 당뇨병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 9월 중국 화동제약 자회사 항저우중미화동제약과 경구용 제2형 당뇨병치료제 개발, 제조 및 상용화를 위한 계약을 맺은 것이다.
대원제약은 3분기 누적 2532억1800만원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9.6% 성장한 실적을 공개했다. 대원제약 주요 품목군은 호흡기치료제와 정형외과, 내과 관련 약물이다. 개별 품목을 보면 국산 신약 펠루비와 에스원엠프정, 코대원포르테, 알포콜린, 오티렌, 리피원, 신바로, 레나메진, 티지페논 등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주춤했던 코대원포르테 등 호흡기치료제 매출이 올 들어 회복됐고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한 것도 올해 매출 증가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투자를 활발히 진행한 업체가 결국 매출 증가를 달성한 것은 당연하다”면서 “코로나 사태에도 살아남은 제약사가 내년 이후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