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이마트 PP센터 통해 새벽빵 서비스 범위 넓혀
상대적으로 가격 저렴해···새벽빵세권 아닌 지역도 있어
대부분 지역 배송 가능···“추후 점포 정비 통해 개선할 것”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유통업계가 익일, 당일배송을 넘어 퀵커머스에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갓 구운 빵도 퀵으로 받아볼 수 있게 됐다. SSG닷컴이 ‘새벽빵’ 서비스 범위를 넓히면서다. 통상 제조하고 포장된 빵을 고객들에게 배송해줬던 것과 달리 SSG닷컴은 고객이 주문한 즉시 빵을 구워 집 앞으로 배송해준다.
21일 SSG닷컴은 전국 각지에 ‘신선한 빵’을 배송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12월부터 온라인 스토어 ‘네오003’에 베이킹센터를 만들고 새벽배송한데 이어, 이번에는 이마트 PP(피킹앤패킹) 센터를 통해 ‘새벽빵’ 서비스 확대에 나선 것이다.
갓 구운 따뜻한 빵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기자는 즉시 새벽빵 주문을 시도했다. SSG닷컴, 네이버 등에 ‘새벽빵’을 검색하자 종류별로 새벽빵을 만나볼 수 있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은 ‘쓱세권’(SSG닷컴 새벽배송권)이지만, 새벽빵은 120개 점포 중 81개 점포에서만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새벽빵 쓱세권’에 거주하지 않는 소비자는 새벽빵을 주문할 수 없다. 기자가 거주하는 지역은 쓱세권이지만 새벽빵 쓱세권은 아니였다. 이로써 기자는 전날부터 SSG닷컴, 이마트몰에 ‘새벽빵’ 키워드를 검색하고 주문을 시도했지만, 새벽빵 쓱세권이 아니기 때문에 상품이 노출되지 않거나 품절로 표시됐다.
새벽빵은 ‘아침에 갓 구운 빵’을 표방해 매일 아침 7시부터 이마트 베이커리 코너에서 미리 생지를 반죽해 저온 숙성한 뒤 고객이 주문하는 순간부터 오븐에 굽기 시작하는 ‘오더 투 베이크’(Order to Bake) 방식으로 생산되는 것이 특징이다. 오더 투 베이크 방식으로 생산된 빵은 SSG닷컴이 바로 집품해 오전 10시부터 첫 배송을 시작, 고객은 온라인 주문으로 원하는 시간에 받아볼 수 있다. 제품명은 ‘새벽빵’이지만, 대형마트 배송 특성상 새벽배송은 하지 않는다.
현재 SSG닷컴의 새벽빵은 전국 120개 점포 가운데 81개 점포에서 배송하고 있다. 사실상 전국 배송이 가능해진 셈이다. 새벽빵은 지난 9월 이마트 자양점과 가든파이브점 등 11개점에서만 시범 운영 했었고, 지난 20일부터는 서비스 범위를 넓혀 전국 81개 PP센터를 통해 배송을 시작했다.
SSG닷컴 관계자는 “새벽빵 서비스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가능하다”며 “권역별로 배송 가능지역에 차이가 있으며, 배송이 불가한 경우에는 상품이 표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배송이 불가한 지역은 추후 정비를 통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빵 종류는 ‘저온숙성생식빵’, ‘스페니쉬올리브발타자’, ‘블루베리 피칸과 치즈 스콘’ 등 11종이다. SSG닷컴은 지난 4개월 간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수집된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품목을 선정했다. 이와 함께 식빵, 건강빵 등 식사류 베이커리를 찾는 고객이 많은 점을 고려해 메밀 효모로 발효한 빵도 새롭게 선보였다. 가격도 3000~5000원 선으로 저렴한 편이다.
배송은 기존 쓱배송과 동일하다. 산술적으로 빵이 생산된 시점부터 계산해 빠르면 2시간 이내 배송이 완료된다. 고객이 온라인에서 주문해도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가장 신선한 상태의 빵을 맛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SSG닷컴에 따르면 새벽빵 서비스는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신선도를 끌어올리는 이른바 ‘극신선’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당일 물량은 당일 소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남은 물량은 전량 폐기한다.
새벽빵 서비스를 이용해본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원하는 시간에 받을 수 있어서 좋다”, “빵이 맛있어서 재구매 의사 있다”, “건강한 빵 느낌” 등의 리뷰를 남겼다.
한 소비자는 “새벽빵 제품을 몇 번 주문해봤는데 퀄리티도 높고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맛도 좋았다”며 “가격도 저렴하고 배송도 빨라 자주 구매할 것 같다”고 말했다.
SSG닷컴이 빵 당일배송이 나선 것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간편식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과거 빵은 단순 간식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빵이 식사대용으로 자리 잡으면서 ‘빵식’(빵을 주식으로 하는 생활), ‘빵지순례’(빵집을 찾아 다닌다) 등의 신조어도 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베이커리 시장 규모는 2015년 3조7318억원에서 지난해 4조2812억원으로 성장했다. 또 2023년에는 4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SSG닷컴 경쟁사 롯데쇼핑, 홈플러스도 베이커리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롯데쇼핑은 창고형 할인점인 빅마켓에 직영 빵집을 만들어 내년 1월 광주 상무점에 첫 선보일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2008년부터 경기도 안성시에 베이커리 직영공장을 두고 매일 빵을 만들어 전국 매장에 납품하고 있고, 올 6월부터는 온라인에 베이커리 브랜드 ‘몽블랑제’ 전용관을 도입했다.
김상윤 SSG닷컴 HMR/델리팀장은 “쓱닷컴, 이마트, 신세계푸드 등 그룹 차원의 역량을 모아 새벽빵 배송 서비스를 전국으로 넓히게 됐다”며 “내년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강점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온라인 장보기 영역에서 압도적 우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