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부동산 호조세 전망에 철근 수요 이어질 듯
“올해 수요확대는 일시적 현상일 수 있어”···중국산 수입 물량도 변수

중국산 H형강과 철근 수입이 급증하고 있어 국내 철강 업체들에 타격이 될 전망이다. / 사진=현대제철
올해 철근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내년도부터 철근 공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 사진=현대제철

[시사저널e=서지민 기자] 올해에 이어 내년도 부동산 시장 호조세가 예상되면서 철강업계 철근 공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선 당장의 철근 수요에 공급을 맞추면 장기적으로는 공급 과잉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1일 한국특강에 따르면, 신설 중인 철근 공장을 내년 1분기 내 완공하고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한국특강은 경남 함안군 칠서제강소에 70만~80만톤 규모의 철근 제조 공장을 세우고 있다. 한국특강 관계자는 “작년 초부터 철근 공장 증설은 고려하고 있었다. 코로나19가 끝나고 경기가 회복될 때를 대비해 올해 착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근 YK스틸을 인수한 대한제강도 YK스틸의 부산공장을 당진으로 옮기면서 철근 생산량을 15만톤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철근 생산의 효율화를 높이는 작업을 한다는 계획이다.

철강업계의 철근 생산량 확대는 당분간 부동산 경기 호조세가 이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철근 생산량의 99%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견고하게 하는 데 쓰인다. 이 때문에 철근수요는 부동산 경기영향을 많이 받는다. 작년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돼 있던 부동산 경기가 올해 살아나면서 철근 공급 부족 사태가 나타나기도 했다.

내년에도 정부가 3기 신도시, 공공임대주택 등 공급 물량을 확대하며 내년 건설투자는 올해보다 소폭 상승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제철도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도 “내부적으로 철근 시황은 2023년까지 상승 또는 강세를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국내 철근 공급 확대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러나 올해 수요에 맞춰 생산이 이뤄지면 장기적으로 공급 과잉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됐던 수요가 2021년 늘어난 만큼 철근 수요 확대 역시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해 철근 공급 부족 현상은 수요예측에 실패한 이유도 있다. 현재 철강기업이 캐파를 전부 돌리면 수요보다 공급이 조금 웃도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도 “올해 철근 시장은 공급 부족보다는 철근가격 상승에 따라 중간 유통단체가 물건을 풀지 않은 영향도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 철근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났던 올해도 수요·공급의 균형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철근의 누계 명목소비(수요)는 900만톤이고 공급도 이와 흡사한 900만톤에 달했다. 올해 명목소비도 약 1100만톤으로 추정돼 2019년 1070만톤, 2020년 980만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철근 수입량도 변수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국내 공급 부족분을 수입량이 대체했다. 내년에 신규 추가될 캐파만큼 수입량이 줄어들면 수급이 맞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공급 과잉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기업들이 경기 상황에 따라 감산정책 등을 적절히 써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 철근 수급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철근 제조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철근 시장은 영향을 끼치는 변수가 많아 수요가 확 몰렸다가도 급감하기도 하는 시장”이라며 “1톤 단위의 공급도 예민한 시장인데 생산량 확대 계획이 이어진다면 경쟁은 심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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