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위중증 환자 997명, 역대 3위···신규 확진자 5318명, 주말효과
감염병 전문가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치료에 신경 써야”···거리두기 강화 여파, 2주 후 나올 듯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위중증 환자가 지속 증가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감염병 전문가들은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대상 재택치료 개편을 해법으로 제시하는 한편 이번 주 확진자가 8000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 확진자는 5318명 늘어 누적 57만414명이다. 위중증 환자는 997명이다. 일단 1000명대 아래로 내려왔지만 역대 세 번째 규모로 많은 수치다. 실제 위중증 환자는 지난 18일과 19일 각각 1016명, 1025명으로 1000명 이상 기록했다.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7일째(906명→964명→989명→971명→1016명→1025명→997명) 900명 이상이다. 이에 일부 감염병 전문가는 위중증 환자 치료 현황과 대책을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위중증 환자를 수용할 병상이 부족한 상태”라며 “정부가 지난달 초순부터 병원에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병상 확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문제는 현재 고령자와 기저질환자를 포함한 코로나 환자 대부분이 재택치료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점”이라며 “고령자와 기저질환자는 코로나 전담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령자와 기저질환자를 집에서 방치하는 정책은 문제가 많다”며 “중환자 병상이 부족하기 때문에 재택치료를 한다는 정부 주장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20일 신규 확진자 5318명은 주말효과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지 않다”며 “지난 18일부터 진행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인해 국민들 경각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리두기 강화 정책 효과는 1-2주 이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감염력이 강해 2-3일 만에 확진자가 두 배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실제로는 이미 확진자가 1만명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번 주에는 신규 확진자가 8000명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코로나 환자를 대상으로 초기 치료가 안 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기저질환자나 고령자는 재택치료를 진행하다 병원에 가보지도 못하고 집에서 사망하는 사례가 있다”고 비판했다. 천 교수는 “이같은 상황은 앞으로 더 심해질 수 있다”며 “중환자 병상을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 정부에게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확진자 5318명은 절대 적은 수치가 아니다”라며 “최근 시행한 거리두기 강화 정책은 2주일 지나야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천 교수는 “앞으로 2주 경과된 상황에서는 오미크론 여파도 예상되는데 기온이 떨어져 실내 생활이 많을 것으로 전망돼 코로나 확진자가 감소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자가진단키트로 2회 검사하고 PCR 검사를 진행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며 “이번 주에는 신규 확진자가 8000명과 9000명 사이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부스터샷과 거리두기 강화로 코로나 유행 규모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다행스러운 점은 지난주에 비해 중환자 병상이 100개 가량 늘었다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 교수는 “이번 주 신규 확진자를 7000명 대에서 묶으면 이달 말에는 코로나 확산세가 꺾일 수도 있다”며 “확진자가 8000명대로 올라가지 않으면 희망이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체 코로나 유행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위중증 환자에 대한 별다른 대책이 없다”며 “현재로선 부스터샷과 청소년 접종 확대, 거리두기의 엄격한 실천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엄 교수는 “이달 초순에 비해 감염재생산지수가 최근 하향세라는 점이 눈에 띠고 있다”며 “지수가 지속적으로 내려가면 코로나 확산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번 주 확진자가 1만명까지 확대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한풀 꺾일 수 있는 단초가 보인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라며 “향후 2-3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