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토스 이어 신한은행도 BNPL 서비스 추진
신용카드와 달리 신용심사 과정 필요없어···금융이력 부족한 MZ세대에 인기
“BNPL 서비스, MZ세대 고객 확보 통로로 활용”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디지털 결제 수단인 후불결제 서비스 ‘BNPL(Buy Now, Pay Later)’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토스 등 빅테크 기업의 BNPL 시장 진출에 이어 시중은행들도 BNPL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시장이 점점 확대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신한은행은 NHN페이코와 MZ세대 고객을 위한 신서비스 발굴 및 생활금융 플랫폼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업을 통해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BNPL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어려운 MZ세대에게도 혁신적인 후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BNPL이란 현금 없이 물건을 구매하고 나중에 결제하는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다. 가맹점은 BNPL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부터 판매대금을 선지급 받고 고객은 해당 금액을 무이자로 일정 간격 나눠서 납부하는 방식이다. 얼핏 보기엔 신용카드와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신용카드와 달리 카드 발급 절차나 신용 심사 과정이 없다. 때문에 BNPL 서비스는 신용점수와 상관없이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금융이력이 부족해 신용등급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M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에서 BNPL 시장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단연 빅테크 업계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2월 소액 후불결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등록한 이후 지난 4월 15일부터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서비스의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후불결제 한도는 최대 30만원이며 사용자가 상품 구매 시 보유한 네이버페인트 포인트를 소진한 후 결제금액 부족분에 대해서 후불결제를 제공한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네이버페이 후불결제는 구매력이 있는데도 금융이력이 부족해 신용을 활용한 소비활동에 제약을 받았던 사회초년생이나 주부 등 씬파일러(Thin Filer·금융이력부족자)에게도 후불결제의 편의성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씬파일러인 사용자들이 후불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금융이력을 형성해 신용점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5월 모바일 후불형 교통카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등록했으며 이달 중 해당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후불형 교통카드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에는 해당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대안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해 내년 하반기 중 후불결제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2023년 상반기에 서비스를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토스 역시 지난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소액 후불결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고 내년 3월 중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마찬가지로 개인별 월 30만원 한도 내에서 후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신용카드 이용이 곤란한 청년, 주부 등 금융소외계층에도 소액신용 기회가 제공되는 등 금융접근성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 업체들에 이어 시중은행까지 BNPL 시장 진출에 속속 나서는 이유는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MZ세대를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다. 기존에 신용카드를 이용하던 고신용자들을 타겟으로 하는 것이 아닌 금융이력이 부족한 사회초년생 및 젊은층을 타겟으로 삼고 이들을 새로운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MZ세대를 공략한 후불결제(BNPL) 서비스의 부상’ 보고서에서 “MZ세대는 금융 서비스 이용 방식을 고착화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젊은층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후불결제 서비스 제공으로 고객 이탈을 막은 락인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금융회사는 씬파일러와 같은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이 부족하므로 후불결제 서비스 제공으로 사회초년생 및 MZ세대 고객 확보의 통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BNPL 서비스가 타겟으로 삼는 고객군은 사회초년생과 MZ세대 등 금융이력이 부족한 젊은층”이라며 “신용카드를 편하게 활용하는 고신용자들과 달리 젊은층은 상대적으로 신용카드 발급에 어려움이 있다 보니 이들 사이에서 후불결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MZ세대 등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를 잘 확장해야 한다”며 “빅테크 업체들이나 시중은행 등이 BNPL 시장에 주목하는 것 역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