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4조원 안팎 수주곳간 쌓는 동안 1조원 채 못미쳐
알짜·리스크 적은 클린사업장 위주로 입찰

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이 시공사 재선정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사업권을 획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이 시공사 재선정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사업권을 획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삼성물산이 시공사 재선정에 나선 서울 방배6구역 재건축 사업권 확보에 나선다. 올해 경쟁사들이 4조원 안팎의 수주액을 확보한 것과 달리 삼성물산의 수주액은 1조원이 채 못 미치지만 강남권 알짜사업장이라는 점과 특히 이전 시공사와 갈등이 있던 사업장에 해결사 격으로 나선다는 점에서 삼성물산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배6구역 조합은 오는 20일 입찰을 마감하고 내년 초 시공사를 선정한다. 이 사업장은 지하 4층~지상 22층에 이르는 공동주택 16개동 1097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다. 조합이 제시한 예상 공사비는 3696억원이다.

시공사 선정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업계에서는 현장설명회 참석자를 통해 이미 삼성물산의 수주를 점치는 분위기다. 이달 초 진행된 현설에는 삼성물산과 두산건설이 참석했다.

이 사업장은 시공사 선정이 두 번째다. 앞서 방배6구역은 2015년 조합설립인가를 획득한 후 2016년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해 이주와 철거까지 마무리했다. 그러나 물가상승을 이유로 공사비가 증액된 점, 특화설계 적용 여부를 두고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다가 조합 측은 시공계약 해지 후 새로운 시공사를 찾아나섰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정비사업분야에 귀환하면서 신반포15차와 반포주공1단지 3주구를 등 반포에서 시공사 선정에 나선 알짜단지 시공권을 모두 획득했다. 두 곳은 조합이 시공사와 갈등을 겪으며 새로운 사업자를 찾아나섰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삼성물산은 결국 발을 뺏지만 롯데건설과의 시공계약을 해지하고 새 사업자를 찾아나선 흑석9구역 참여도 검토해왔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수주 총액은 경쟁사 대비 적어도 시공능력평가 1위, 래미안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시공권 해지 사업장에 들어가 해결사 역할을 하고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올해 정비사업장에서 수주액 1조원도 채우지 못했다. 경쟁사들이 4조원 수준을 획득한 것에 비해 턱없이 낮은 실적을 보인 것”이라며 “이는 들어가야 할 사업장을 까다롭게 선별하는 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방배6구역 조합은 시공권 계약해지를 한 DL이앤씨와 소송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었으나 DL이앤씨가 공사하며 지출한 비용을 조합이 회사 측에 지불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합의금액은 내년 2월 총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입찰에 참여하려는 삼성물산으로썬 사업장의 소송 리스크도 사라진 셈이다.

한편 주택시장의 열기는 이전보다 한풀 꺾인 모양새지만 연말 연초를 앞두고 건설사들의 사업권 확보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서울 은평구 불광5구역 재개발 조합은 다음달 6일에, 성북구 돈암6구역은 내달 27일 입찰을 마감한다. GS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등 주요건설사가 입찰을 저울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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