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원 규모 추가 기안기금 지원받기로
추가 지원 이후 특별 약정 따라 고용유지 의무, 경영개선 노력, 도덕적 해이 방지 등 의무 부담

/사진=제주항공
/ 사진=제주항공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제주항공이 기간산업안정기금(이하 기안기금)을 지원 받으며 유동성 확보에 나선다. 최근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으로 국제선 중단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기안기금 지원을 통해 급한 불은 끄게 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안기금운용심의회는 제주항공에 대해 1500억원의 기금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추가 지원금은 운영자금 대출 1200억원, 영구 전환사채(CB) 인수 300억원으로 구성된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운영자금 대출 257억원과 영구 전환사채 64억원 등 총 321억원의 기안기금을 지원 받은 바 있다.

제주항공은 이번 추가 지원에 앞서 대주주(AK홀딩스)가 참여하는 유상증자와 인건비 절감 등 자구 노력을 마쳤다. 제주항공은 작년 8월과 올해 11월에 각각 1506억원, 206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제주항공은 추가 지원 이후 특별 약정에 따라 고용유지 의무, 경영개선 노력, 도덕적 해이 방지 등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고용유지 의무에 따라 근로자 수를 90% 이상(지난 5월 1일 기준) 유지해야 한다. 또 도덕적 해이 방지 의무에 따라 자금지원 기간에 주주에 대한 이익배당, 자사주 매입, 계열사 지원이 금지되고, 고소득 임직원 연봉도 동결된다.

제주항공은 2019년 일본 불매운동, 2020년 코로나19 등이 이어지면서 재무구조가 꾸준히 악화됐다. 외부 악재가 없던 2018년에는 1012억원의 흑자를 냈으나, 2019년에는 329억원, 2020년 335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분기별로 700억~900억원가량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지난 3분기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24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완전 자본 잠식에 빠졌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제주항공 자본 총계는 2000억원이 넘었다. 하지만 누적된 적자로 인해 자본이 바닥나고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바뀌게 됐다.

제주항공은 연말부터 괌, 사이판, 태국 등 운항을 재개하며 수익 개선에 나서려고 했으나, 최근 오미크론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입국 제한 조치가 강화되며 이마저 좌절되는 분위기다.

제주항공은 이달 4일부터 16일까지 괌 노선 8편 중 7편을 취소했다. 또한 이달 10일과 17일로 예정됐던 인천~치앙마이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22일부터 주 4회 일정으로 운항 재개하려던 인천~방콕 노선은 재운항 시점을 내년 1월 말로 미뤘다.

국제선 하늘길이 또다시 막힌 가운데 제주항공은 국내선 비즈니스 클래스 운영 및 화물 사업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이달 1일부터 제주~대구 노선에서 하루 1편씩 제주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을 수송한다. 제주항공의 제주~대구 노선 화물수송은 제주~김포 노선에 이어 2번째다. 제주항공은 해당 노선에서 하루 최대 1000kg 정도의 물량을 수송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제주항공은 지난 6월부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처음으로 국내선 비즈니스 좌석인 ‘비즈니스 라이트’를 도입했다. 코로나19 이전 싱가포르 등 일부 국제선에서 활용한 비즈니스 좌석 서비스를 국내선에도 적용한 방식이다.

비즈니스 라이트 좌석은 일반석 항공기 복도를 중심으로 기존 3X3 형태의 좌석 배열을 2X2 형태로 바꾸고 좌석 간격도 42인치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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