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E게임 자체등급분류로 서비스···실효성 도마
국내 게임사와는 소송···해외 사업자는 뒷짐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P2E게임 처분에 대해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모니터링에 나선 가운데, 이와 유사한 게임 수십여개가 국내 게임 시장에서 서비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게임사가 게임위 감시망을 피해 회색지대에서 활개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등급분류 실효성 논란 및 국내 게임사와의 역차별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금지된 ‘돈 버는 게임(P2E)’ 수십여 종이 국내 앱마켓에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플레이 및 앱스토어에 크립토 게임, 블록체인 게임, NFT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P2E게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크립토 드래곤, 크립토 카드, 크립토 챌린지, 보스헌터 등 다양한 게임이 NFT(대체불가토큰)를 발행하고 있다. 

해당 게임들은 “실제 암호화폐를 획득할 수 있다”거나 “토큰교환 및 현금화 가능” 등의 문구로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한 게임사는 연내 환전기능까지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플레이에 크립토 게임으로 검색/ 사진=구글플레이 화면 캡처
구글플레이에 크립토 게임으로 검색하면 NFT적용 게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 사진=구글플레이 화면 캡처

이들 게임은 현금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 게임산업법에 위반된다. 해당 게임이 불법인데도 국내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는 자체등급분류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국내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는 방법은 두가지로 게임사들은 게임위에 등급분류신청을 요청해 등급분류를 받아 앱 마켓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또 다른 방법은 구글과 애플과 같은 앱마켓을 통해 자체등급분류를 받는 방법이다. 해마다 수만 개의 게임이 쏟아지면서 현실적으로 사전심의가 불가능해지자 도입됐다. 해외 사업자가 자체등급분류를 통해 앱마켓에 등록하는 방식이다. 사회적 이슈가 발생할 경우 게임위가 사후 모니터링에 나서게 된다. 

게임위는 문제가 되는 부분을 삭제토록 시정 요구하거나, 등급분류 결정을 취소 할 수 있다. 현재 게임위와 행정소송을 진행중인 스카이피플의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도 NFT 기술을 적용했단 이유로 서비스 도중 등급분류가 취소된 바 있다. 

문제는 이같은 등급분류 방식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자체등급분류를 받은 P2E 게임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감시망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게임업계는 지적한다. 현재 게임위가 등급분류 취소를 검토하고 있는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 역시 자체등급분류를 통해 국내 시장에 진입했다. 해당 게임은 다른 NFT게임과 달리 한글 자막 서비스를 지원하고, 인기 게임 1위까지 올라섰기에 게임위가 인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의 경우 게임 내 재화인 무돌토큰을 획득한 후 클립(Klip)지갑과 연동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현금화가 가능하다. 국내 게임산업법 위반이기 때문에 게임위 직권재분류팀에서 등급취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 사진=나트리스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 사진=나트리스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 외에도 출시됐거나 출시 예정인 NFT를 제대로 모니터링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게임위 관계자는 “국내 게임 시장에 등록된 게임 수가 수십만개다. 당연히 사후 모니터링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모니터링 인력을 가동할 범위에서 이슈화된 게임 중심으로 조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해외 사업자가 제공하는 NFT게임이 활개를 치면서 국내 사업자 간의 형평성 논란도 예상된다. 스카이피플과 소송까지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사업자의 게임은 현실적 이유로 손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사 관계자는 “대형 게임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서비스하면 그만이지만, 해외 진출 여력이 안되는 인디게임사나 중소게임사는 국내 시장에서 서비스하는 기회를 박탈 당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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