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팜, 올리고핵산치료제 사업 여파로 실적 호전···CDMO 사업과 mRNA 백신 개발
경보제약 3분기 누적 실적 부진, 원인은 해외 수출 감소···CDMO 사업, 일부 성과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제약업계의 대표적 원료의약품업체인 에스티팜과 경보제약이 최근 역할과 실적 면에서 대조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올 들어 올리고핵산치료제 사업 호황 여파로 경영실적이 호전된 에스티팜은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과 mRNA 백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경보제약은 경영실적이 부진한데 원인은 해외 수출 감소로 분석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아쏘시오그룹 에스티팜과 종근당그룹 경보제약이 매출 외형 등에서 국내 원료의약품업체 중 대표 기업으로 손꼽힌다. 각각 외형 규모가 큰 제약그룹에서 두 업체는 원료약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두 업체는 역할과 실적 면에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우선 에스티팜은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는 올리고핵산치료제에 경영 초점을 맞춘 것이 주효했다. 실제 에스티팜은 이미 가동 중인 제1 올리고동에 이어 제2 올리고동 신축과 생산설비 증설을 추진 중이다. 오는 2024년 3분기까지 1차 800억원, 2025년 말까지 2차 700억원 등 총 15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에 올리고핵산치료제 생산능력은 현재 대비 7.7배 늘어날 전망이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올리고핵산치료제 시장은 2021년 71.5억달러(8조 5000억원)에서 오는 2026년 188.7억달러(22조 4000억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라며 “현재는 에스티팜 생산능력이 세계 2위권이지만 제2 올리고동이 완공되면 세계 1위권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에스티팜은 CDMO 사업을 이른 시점에 시작해 진행해왔다”며 “지난 3년간 수주금액 2550억원을 달성한 만큼 이번 증설을 기회로 오는 2030년까지 올리고 CDMO 매출 1조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에스티팜의 올리고핵산치료제 사업은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 에스티팜은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올 3분기 누적 1139억900만원 매출을 달성, 전년대비 49.2%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61억4200만원으로 흑자 전환됐다. 지난해 전체 에스티팜의 올리고핵산치료제 사업 매출이 450억원인 데 비해 올해는 3분기 누적 60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에스티팜은 최근 유럽 제약사와 임상 3상용 올리고핵산치료제 신약 원료의약품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계약규모는 114억원이다. 에스티팜 지난해 매출의 9.2%에 이른다.  

이밖에도 에스티팜은 지난 6월 한미약품, GC녹십자 등과 함께 K-mRNA 컨소시엄을 조직한 후 현재 국내 mRNA 백신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에스티팜은 연내 임상 1상 신청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경보제약은 올 들어 경영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 3분기 누적 1287억1700만원 매출을 올렸는데 전년대비 22.8% 하락한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33억1000만원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비해 적자로 전환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35억원 감소했다. 

이같은 경보제약 매출 부진 원인은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해외수출 감소로 분석된다. 실제 3분기 누적 수출과 해외매출 금액은 429억원이다. 전년대비 45.6% 감소한 규모다. 매출액 대비 수출과 해외매출 비중도 33.3%로 지난해에 비해 13.9%p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활발한 에스티팜에 비해 규모는 적지만 경보제약도 원료약 CDMO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스위스 제약사 2곳과 원료 위탁생산 및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단, 이같은 계약이 매출을 발생하는 시점은 오는 2023년으로 파악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의 원료약 사업은 핵심품목 부상 정도에 따라 부침이 있게 마련이다”며 “경보제약도 내부적으로 준비하는 사업이 있어 내년 새로운 품목으로 시장에서 승부를 걸 가능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