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개인사업자 CB업 본허가 획득···신한카드 이어 업계 두 번째
BC카드, 본허가 신청 준비 중···롯데카드도 라이선스 획득 추진 계획
하나·우리카드, 제휴 형태로 개인사업자 CB 서비스 제공

주요 카드사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진출 및 준비 현황./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주요 카드사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진출 및 준비 현황./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카드사들의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 서비스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상승 등 카드사들의 본업인 신용판매업을 둘러싼 업황이 나날이 악화되면서 수익성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로 CB업에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전날 신용정보법에 따라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본허가를 획득했다. 이로써 국민카드는 카드 가맹점 데이터를 활용해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의 신용 정보 평가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금융기관 등에 판매해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적으로 금융기관에서는 신용평가사에서 제공하는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 가능 여부 및 금리가 결정된다. 매달 소득이 일정하지 않아 정확한 수입을 파악하기 어려운 개인사업자의 경우 직장인 대비 높은 신용등급을 받기 어려워 대출 심사 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받거나 대출이 거절되는 사례가 많았다.

개인사업자 CB는 불리한 조건을 적용받았던 소상공인을 위해 마련된 서비스로 가맹점 매출, 상권 정보, 업력 등 대안 정보를 활용해 보다 정확한 신용평가를 제공한다.

앞서 지난 9월 신한카드도 금융위로부터 개인사업자 CB업 본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카드사들의 개인사업자 CB업 진출이 가능해진 것은 지난해 8월 신용정보법 개정 이후 개인사업자 CB 업무에 카드사 진입이 허용되면서다. 신한카드는 개정된 신용정보법 시행 이후 금융사가 개인사업자 CB 허가를 받은 첫 번째 사례다.

신한카드와 국민카드의 뒤를 이어 BC카드도 개인사업자 CB업 라이선스 획득에 나선다. BC카드는 지난 9월 말 예비허가를 받고 현재 본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BC카드 관계자는 “지난 9월 29일 예비허가를 획득한 이후 현재 본허가 신청을 준비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지난 9월 NICE평가정보와 개인사업자 CB 서비스를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롯데카드가 보유한 가맹점 정보, 매출 정보 등을 바탕으로 NICE평가정보가 개인사업자의 신용점수 및 등급 등을 평가해 금융기관에게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롯데카드는 NICE평가정보와의 제휴 CB 서비스 출시를 바탕으로 향후 개인사업자 CB 라이선스 획득도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지난 9월 출시한 NICE평가정보와 제휴 CB 서비스를 통해 관련 서비스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 향후 개인사업자 CB업 진출도 투트랙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카드는 아직까지 개인사업자 CB 라이선스 획득과 관련한 구체적 계획은 없으나 현재 제휴 형태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 5월 중소기업중앙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델 개발을 준비 중이다.

우리카드 역시 제휴 형태로 개인사업자 CB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관련 서비스 제공에 적합한 제휴사를 물색 중인 단계다.

카드사들이 앞다퉈 개인사업자 CB업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신용판매 부문에서의 수익성 악화를 상쇄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 의도가 깔려있다. 아울러 이달부터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CB 서비스가 마이데이터 사업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 확보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도 카드사의 CB업 진출에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금리 인상 등의 이슈로 본업인 신용판매업 부문에서 수익성이 계속 악화되는 상황”이라며 “이에 대응해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차원에서 개인사업자 CB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카드사들이 주력하고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데이터가 많이 모여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데이터 축적 차원에서도 개인사업자 CB 서비스 제공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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