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림비앤지와 한화플러스제1호스팩 합병 상장···2017년 이후 4년만
스팩합병 성공률 여전히 낮은 편···IPO부문 역량개선 과제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친환경 포장재 기업 세림비앤지가 한화플러스제1호스팩과 합병해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한화투자증권이 2017년 이후 4년 만에 스팩합병 상장에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스팩 합병성공을 놓고 한화투자증권이 IPO부문 역량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기도 한다.

한화투자증권은 과거 주진형 사장 시절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한 이후 IPO 부문 업무역량이 크게 후퇴했다. 이후 한화투자증권은 경쟁력 강화를 다시 모색하고 있는데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 한화투자증권, 세림비앤지로 4년만에 스팩합병

9일 세림비앤지는 한화플러스제1호스팩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신규상장했다.

세림비앤지는 2003년 설립된 친환경 포장재 제조기업으로 탄소저감형 친환경 식품 용기와 생분해성 필름 등을 생산한다. 현재 22건의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매출은 225억원, 영업이익은 12억2200만원이다.

앞서 한화플러스제1호스팩은 지난 5월14일 세림비앤지와 합병 결정을 공시했고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8월 5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한화플러스제1호스팩과 세림비앤지의 합병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했으며 10월2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안건이 통과됐다. 세림비앤지 합병가액은 40만7050원이었고 세림비앤지와 한화플러스제1호스팩의 합병비율은 1 대 203.5248456이었다.

한화투자증권으로서는 이번 세림비앤지 상장이 역대 4번째 스팩합병 성공이자 2017년 8월31일 한화ACPC스팩과 디딤이 합병한 이후 4년 만에 성공한 합병이다.

한화투자증권으로서는 최근 스팩합병 성공률이 악화되고 있었기에 이번 세림비앤지 합병상장이 가지는 의미가 남다를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스팩합병에서 비교적 좋지 못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동안 총 11개의 스팩을 상장시켜 이번을 포함해 4개 스팩만 합병에 성공했다.

앞서 한화투자증권은 2010년 한화SV스팩1호를 최초로 상장했지만 2013년 상장폐지됐다. 이후 한화투자증권은 2015년 들어 상장한 한화에이스스팩1호, 한화MGI스팩, 한화ACPC스팩을 2016년과 2017년에 걸쳐 모두 합병시키면서 반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한화에이스스팩2호부터 이달 7일 상장폐지된 한화에스비아이스팩까지 5개의 스팩은 합병기업을 찾지 못하고 모두 상장폐지 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번에 6수 끝에 합병에 성공한 셈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IPO 역량 회복할까

이번 합병 성공을 놓고 한화투자증권의 IPO 부문 역량이 조금씩 회생하고 있는 신호라고 보기도 한다.

한화투자증권은 2010년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IPO시장에서 나름 존재감을 보였던 회사였다. 2010년에는 7개의 기업의 상장주관을 단독으로 맡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부터 경영악화와 더불어 2013년 9월 취임한 주진형 사장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한화투자증권의 IPO부문 역량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

한화투자증권은 2016년 이후 IPO기업의 상장주관을 단독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한화투자증권이 상장주관을 맡은 기업은 2016년 두산밥캣, 2018년 카페24와 에코마이스터, 2021년 에이비온 등 4건이 전부인데 이마저도 단독 상장주관은 한 건도 없다.

일각에서는 한화투자증권이 올해 9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에이비온의 공동대표주관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이번 세림비앤지 스팩합병도 성공시키면서 IPO부문 역량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앞서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8월 한화플러스제2호스팩을 상장하는 과정에서 비대면 은행이체 서비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청약을 그대로 마감하는 전산사고를 일으켰다. 투자자들은 반발했고 한화투자증권은 권희백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띄워야했다.

이를 놓고 한화투자증권이 아직 단독으로 IPO를 주관하기에는 전산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여기에 한화에스비아이스팩이 최근 상장폐지되면서 스팩합병 역량에 대한 신뢰를 충분히 축적하지는 못한 상태로 보기도 한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