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삼성증권, 한투처럼 간편앱에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 탑재
핵심이용층 MZ세대 공략···'강적' 토스·카카오페이증권 진출이 변수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기존 HTS나 MTS 대신 새로 출시한 별도의 간편 MTS를 통해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이러한 전략은 해외주식 매매 서비스의 주 이용자층이 2030 MZ세대인 점과 무관치 않다.
아직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는 증권사들도 MZ세대 공략을 목표로 올해말과 내년 1분기에 대거 진출할 예정이다. 특히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MZ세대 고객층이 탄탄하기에 시장 구도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는 ‘별도MTS’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삼성증권은 올해 출시한 간편 MTS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최근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KB증권은 올해 8월에 출시한 주식초보자용 앱 '마블(M-able) 미니'를 통해 6일부터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개시했다. 미국 주식 및 ETF(상장지수펀드) 300여개 종목을 소수점단위로 매매할 수 있으며 최소금액은 1000원 단위다.
삼성증권 역시 올해 6월 출시한 간편투자앱 '오투(O2)'를 통해 지난달 29일부터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개시했다. 오투는 삼성증권이 만든 간편투자앱으로 기존 MTS 대비 메뉴 종류를 6분의 1로 줄이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내세우고 있다. 삼성증권은 일단 오투를 통해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 HTS나 MTS 에는 내년 1분기부터 해당 서비스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과 삼성증권에 앞서 지난해 8월부터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시작했던 한국투자증권 역시 별도 앱인 ‘미니스탁’을 통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는 기존 1주 단위로 대신 소수점 단위로 주식을 매매하는 거래 방식이다. 2018년 10월 신한금융투자가 최초로 시작했고 지난해 8월 한국투자증권이 뛰어들었다. 이후 금융위원회는 검토 끝에 지난달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을 통해 총 20개 증권사에게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허가를 내줬다.
삼성증권과 KB증권에 이어 NH투자증권, 대신증권, KTB투자증권 등도 올해 안에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증권,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카카오페이증권, 키움증권, 토스증권,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DB금융투자 등은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 MZ세대 타깃···토스·카카오페이증권 ‘강적’
국내 증권사들은 그동안 기존 HTS나 MTS 대신 이용하기 간편한 MTS 앱을 따로 출시하는 방식을 통해 MZ세대 공략에 힘써왔다.
특히 MZ세대들은 해외주식 매매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이른바 ‘서학개미’의 핵심 이용층이다.
한국투자증권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비대면 해외주식 매매 서비스 이용고객은 2019년 2만명 수준에서 지난해 말 68만명으로 크게 늘었고 최근에는 2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 가입한 신규고객 130만명 가운데 76만명이 MZ세대다. MZ세대가 해외주식 투자 열풍을 주도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향후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서비스 시장 점유율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칠 증권사로는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이 꼽힌다.
토스증권은 올해 3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장점으로 내세운 MTS를 선보이면서 국내 증권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토스증권은 주식 1주 증정 이벤트와 MTS를 내세워 9개월 만에 4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달 2일부터 토스증권은 520여종의 미국 주식과 ETF에 투자할 수 있는 해외주식 매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토스증권의 해외주식 매매 서비스는 MZ세대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브랜드 및 키워드 검색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토스증권은 내년 1분기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그전까지 투자 가능한 주식 종목과 ETF 종목 수도 5000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조만간 MTS를 출시하고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최대 무기는 국민메신저인 카카오톡과 연계성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톡의 후광 아래 MTS 없이도 3분기말 기준 52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