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RV 내수 판매 23만7554대 기록···반도체 대란에도 작년보다 1% 감소 그쳐
쏘렌토·카니발 등 완전변경 모델 호평 받으며 흥행 계속
美 텔루라이드, 인도 쏘넷·셀토스 등 강세···내년 EV6 및 KY 출시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 그룹내 아우격인 기아가 스포츠 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현대차를 넘어 선전하고 있다. 현대차가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에 집중하는 반면, 기아는 SUV를 포함한 레저용차량(RV) 판매를 늘리며 수익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1~11월 국내 시장에서 RV 23만7554대를 판매하며 현대차(19만1506대)보다 24%가량 앞섰다.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한 작년보다는 다소 판매량이 줄었지만(1.5%↓), 연말 반도체 공급이 완화될 경우 작년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EV6 등 주력 모델의 경우 이달 기준 계약 후 출고까지 최소 8개월, 최장 13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연말 계약해도 늦으면 내후년에나 받아볼 수 있다.

기아는 최근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혹은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들이 디자인에서 호평을 받으며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주력 모델인 쏘렌토와 카니발이 작년에 완전변경한 후 올해까지 인기가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 출시한 전기차 EV6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풀체인지 된 스포티지는 지난달 국내 전 차종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쏘렌토의 경우 현대차 싼타페를 누르고 중형SUV 시장 판매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싼타페는 2018년 SUV 최초로 연간 1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중형SUV 왕좌로 군림했으나 지난해 쏘렌토에 밀려 판매량이 급감했다. 올해는 1~11월 3만8075대 판매에 그치며 쏘렌토(6만4373대)에 비해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기아 SUV 강세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0월까지 텔루라이드가 7만8419대를 판매했으며, 쏘렌토도 6만1265대를 판매하며 선전했다. 같은 기간 인도에선 현지 전략형 모델인 쏘넷(6만9794대)과 셀토스(8만2248대) 등이 인기를 끌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지난 9월 기준 쏘넷은 3만3000대, 셀토스는 3만4000대 가량 주문이 밀려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수익의 SUV 판매가 늘어나면서 기아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 3분기 기준 기아 영업이익은 1조3270억원으로 전년대비 57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3분기 7.5%를 달성했다. 전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5% 안팎의 이익률을 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보유한 현대차도 지난 3분기 영업이익률은 5.6%에 그쳤다.

이는 기아 SUV 가격 상승도 한 몫 거들었다. 올해 기아 국내 SUV 평균 판매 가격은 4140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14% 올랐다. 해외에선 4428만원으로 8.4% 상승했다. 내연기관보다 고가인 전기차 EV6가 국내외 출시되고 완전변경, 부분변경 등을 통한 신형 출시로 가격이 오른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는 내년에는 국내에 니로 하이브리드 및 EV 모델을 출시하고, EV6를 북미와 중국에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EV6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물량 모두 완판되고 있으며, 출고까지 13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럽에서도 출시 이후 호평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아이오닉5와 함께 ‘2022년 유럽 올해의 차‘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아울러 기아는 주력 시장 중 하나인 인도에서 내년 1분기 현지 전략형 모델 KY를 출시해 점유율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KY는 이미 국내에서 단종된 카렌스의 이름을 이어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는 그동안 쏘넷, 셀토스 등 소형 SUV 중심으로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섰으나, 이번 KY를 통해 패밀리카 시장 점유율도 확대할 계획이다.

대가족 중심의 인도 지역 특성상 경쟁력은 충분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출시한 현대차 7인승 SUV 알카자르도 인도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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