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삼천당제약, 아일리아 제형 변형해 고유 제형특허 확보···바이오시밀러 출시에 ‘파란불’
글로벌 매출 13조원 규모 블록버스터 아일리아 시장 선점 가능성···“물질특허 만료 시점 맞춰 출시 준비할 것”
제형특허 확보 못한 기업들 회피 어렵다는 우려도···“기업마다 특허 대비책 있을 것”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블록버스터 의약품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알테오젠과 삼천당제약이 고유한 제형으로 변경하면서 시밀러 출시에 파란불이 켜졌다. 2027년 만료되는 아일리아의 제형특허를 피해 다른 경쟁사보다 출시를 앞당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이 글로벌 매출 13조원 규모의 블록버스터 시장을 선점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인구 고령화에 따라 노인성 안과 질환 환자수가 급증하면서 노인 인구의 3대 실명 원인으로 꼽히는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대표적인 치료제 루센티스와 아일리아는 각각 4조원, 9조원 규모로 전체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 규모가 총 13조원에 달했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종근당이 루센티스 시밀러 개발을 완료했지만, 아일리아 시밀러는 아직 개발에 한창이다. 국내에선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알테오젠, 삼천당제약 등이 개발 중이다.

현재 셀트리온, 삼바에피스, 삼천당제약이 3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알테오젠이 후발대로 합류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 분위기다. 알테오젠은 늦은 만큼 철저한 준비로 블록버스터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나섰다. 아일리아와 다른 제형을 개발해 특허를 등록한 알테오젠은 아일리아의 제형특허가 만료되는 2027년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이미지=알테오젠 CI
/ 이미지=알테오젠 CI

알테오젠 관계자는 “오리지널 제약사 리제네론이 아일리아의 안정제에 대한 특허를 냈는데, 알테오젠은 다른 제형의 안정제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며 “자사 고유 제형에 대한 특허도 한국, 일본, 미국 등에서 등록을 완료했기 때문에 물질특허 만료 직후 출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알테오젠은 이달 내 현재 개발 중인 시밀러 ‘ALT-L9’에 대한 국내 임상 3상을 신청해 내년 1분기에 3상 투약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과 일본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2024년에 맞춰 3상을 완료하기 위해서다. 그보다 앞선 2023년에 미국 물질특허가 만료되지만 알테오젠은 미국 시장 대신 한국, 일본 등 제3지대 공략을 택했다. 미국 시장에서 아일리아의 수요가 큰 만큼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연장 전략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우려에서다.

알테오젠은 또 혈관에 맞아야 하는 정맥주사(IV) 형태를 복부나 허벅지에 간단히 맞을 수 있는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변경하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알려진 것과는 달리 해당 기술은 아일리아 시밀러에 적용된 제형 기술과는 다른 플랫폼이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앞서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된 SC제형 플랫폼 기술은 아일리아 시밀러에 적용한 제형 기술과는 다르다”며 “SC플랫폼 기술도 특허를 확보해 현재 글로벌 제약사들과 6조원이 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지=삼천당제약 CI
/ 이미지=삼천당제약 CI

앞서 지난해 8월 미국에서 아일리아 시밀러 ‘SCD411’에 대한 3상에 착수한 삼천당제약도 아일리아 제형특허를 회피할 수 있는 고유의 제형 및 제법 특허를 확보했다. 2년 전 한국, 일본, 미국, 유럽에 특허 등록을 완료했고, 제법에 대한 특허는 현재 국내에서만 등록돼 있다. 삼천당제약은 내년 상반기 3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천당제약 역시 아일리아 특허 회피를 위해 일찍이 대비를 해온 것이란 평가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특허 회피를 위해 수차례 교차 검증을 거쳐 제형 특허의 글로벌 등록을 마쳤다”며 “오리지널 의약품 제약사인 리제네론 특허에 걸릴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알테오젠과 삼천당제약처럼 고유의 제형 특허를 확보하지 못한 개발사들은 아일리아 제형특허로 2027년까지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미뤄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국내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의 제형 변경 기술은 괄목할 만한 성과이지만, 시밀러 시장을 선점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각 기업마다 오리지널 특허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