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내년 예산 40만4000명분 3516억원 확보···연내 도입 위해 MSD·화이자와 협의
대웅제약 “미접종 피험자 구하기 어려워” 임상 3상 고민···종근당도 피험자 모집 고충 토로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정부가 먹는 코로나 치료제 구매를 위해 내년 예산을 확보했다. 연내 도입도 추진 중이다. 현재 MSD, 화이자와 협의를 진행 중이어서 긴급사용승인 허가를 받을 경우 ‘몰누피라비르’ 수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반면 국내 제약사들은 피험자를 구하기 어려워 임상 3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7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이슈화하며 이르면 연내 사용 가능성이 전망된다, 실제 영국은 미국 MSD사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사용을 이른 시일 내 발표할 예정으로 관측된다. 영국은 지난달 초순 몰누피라비르 사용을 승인한 바 있다. 유럽연합(EU)도 지난달 하순 몰누피라비르 판매 승인 여부에 대한 평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MSD사 몰누피라비르와 화이자제약이 개발한 ‘팍스로비드’가 대표적 먹는 코로나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상황을 인식한 정부도 먹는 코로나 치료제 구매 예산을 확정한 상태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국회를 통과한 내년 예산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 급증에 따라 중증, 경·중등증 치료제 및 먹는 치료제 구입과 관련한 3933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중 먹는 치료제 구입 예산으로 40만4000명분에 해당하는 3516억원을 확정했다. 이 예산은 2022년 사용 예정이다.

질병청은 이와 별도로 2021년 예비비를 활용, 먹는 코로나 치료제 10만명분을 연내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질병청은 현재 해외 제약사들과 치료제 구매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현재 MSD, 화이자와 먹는 코로나 치료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사용승인 허가가 나오면 수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긴급사용 절차의 경우 MSD는 식약처에 신청했고 화이자는 사전검토를 신청한 상태”라며 “결국 식약처가 MSD에 긴급사용승인 허가를 내주면 몰누피라비르 수입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해외 제약사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이르면 연내 도입될 예정인 가운데 일부 국내 제약사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난항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대웅제약은 현재 개발하는 카모스타트 성분의 ‘DWJ1248’에 대해 예방 목적의 국내 3상과 중증 환자 치료를 목적으로 한 3상을 각각 승인 받아 놓았다. 하지만 임상 3상 돌입 여부에 대한 결론 도출을 놓고 장고를 거듭하는 형국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3상 돌입 시 임상시험 규모와 방식 등을 포함, 포괄적 방안을 식약처와 협의하고 있다”며 “현재 임상 돌입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미접종 피험자를 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다른 업체들도 피험자 모집이 쉽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종근당 역시 지난 4월 한국에 이어 9월 우크라이나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 임상 3상을 승인 받아 진행 중이지만 위중증 피험자 모집이 어렵다고 토로한다. 한국과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6개 국가에서는 임상 3상을 허가 받지 못한 상태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진행 상황을 보면 최소한 내년 초에는 몰누피라비르 수입 가능성이 높은 상태”라며 “먹는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국내 제약사들은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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